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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미 텍사스, 또 트렌스젠더 여성 숨진 채 발견...'증오범죄' 가능성 있나
2019-06-26 18:29:55
이윤건
▲흑인 여성들(이번 사건과 관련은 없음)(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이윤건 기자]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또 다시 트랜스젠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이 증오범죄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올해 벌써 세 번째 트랜스젠더 여성이 살해되면서 관계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눈치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CNN 등은 지난 3일(현지시간) 댈러스의 르네 홀 댈러스 경찰서장이 화이트록 호수에서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살해당한 여성은 트랜스젠더인 차이날 린지(26)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토요일 저녁 댈러스 북동부의 한 행인이 도시보호구역인 화이트 록 호수에서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현장은 뇌우가 심하게 내리고 있었다. 게임 책임자로 알려진 행인은 경찰 조사에서 호수에 점재한 범선과 카약들 사이에서 시체가 가라앉기 직전 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홀 서장은 차이날 린지의 사망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면서도 시신에 명백한 살인의 흔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댈러스 경찰당국의 적극적이고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렌스젠더 여성 사망 사건 3차례 발생해

댈러스 지역에서 흑인 트렌스젠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홀 서장은 이번에 시신이 발견된 린지와 지난달 발생한 부커 사망사건의 연관관계에 대해 조사해 줄 것을 연방수사국(FBI)에 의뢰했다면서 이 사건들이 증오범죄 요건에 해당하는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 브리트니 화이트(29)가 댈러스 남동부 지역에서 주차된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달에는 역시 흑인 트랜스젠더 뮬레시아 부커(23)가 거리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특히 부커는 숨지기에 앞서 사소한 차량 시비로 인해 집단폭행을 당했으며, 목격자에 의해 휴대폰 영상으로 촬영돼 SNS에서 확산된 바 있다.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서 사람들은 땅에 쓰러진 부커가 얻어맞고 발로 채이는 등 정신이 잃을 때까지 폭행당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트렌스젠더 여성 사망사건이 3차례나 연이어 발생했다(사진=ⓒ픽사베이)

잇따른 사망 사건, 증오범죄와 연관성 있나

전문가들은 잇따른 트랜스젠더 사망 사건이 증오범죄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프로그램인 '평등한 텍사스'의 진행자 루 위버는 "지난주에 부커의 죽음을 애도하자마자 주말에 또 다른 트랜스젠더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정말로 위험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최근 2년간 댈러스에서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인터뷰한 극작가 폴 칼부기는 "이 여성들은 단순히 폭력의 희생자가 아니라 체계적인 학대의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겨냥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우려했다.

한편 텍사스주 엘패소 지역에서는 또 다른 트랜스젠더 여성이자 망명 신청자인 요하나 메디나 리언(25)이 이민자억류센터에서 풀려난 후 며칠 뒤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전문변호사는 리언이 억류센터 내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로 인해 사망했다고 지적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휴먼 라이츠 캠페인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128명의 트랜스젠더 시민들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에서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살해된 트랜스젠더 시민의 90%는 여성이었으며, 80%는 유색 인종, 그리고 거의 70%는 흑인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살해된 이들 중 3분의 2는 총기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라이헨바흐=이윤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