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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리비아 데르나 시, 2차례 폭탄 테러 발생...내전 길어지며 무장세력 활동 기승
2019-06-26 18:29:55
이윤건
▲리비아 무장세력(사진=ⓒCNN 캡쳐)

[라이헨바흐=이윤건 기자]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군부대를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가 2차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폭탄 테러로 최소 3명이 죽고 18명이 다쳤으며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의료소식통과 주민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들은 차량폭탄이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의 동부방면군 소속부대 불라하티(Bulahati)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대는 데르나시의 시내 중심부에 주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첫 번째 폭발음에 이어 순식간에 두 번째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제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폭발음이 들린 직후 군부대 주변 하늘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차량폭탄 사건의 배후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보는 가운데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리비아는 지난 달 4일에도 육군 훈련소를 노린 테러리스트들의 차량폭탄 공격에 9명의 군인이 숨지는 등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 또한 다시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리비아 지도(사진=ⓒ구글 맵 캡쳐)

리비아 내전, 무장세력 난립으로 이어져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크고 작은 무장세력이 난립하고 있다. 현재는 서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지난달 28일까지 345명이 숨지고 1600여명이 부상했다. 포화를 피해 집을 떠난 피란민도 최소 4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테러의 무대가 된 데르나 시도 이번 내전과 무관하지 않다.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은 작년 6월 데르나를 점령했다고 선언했다. 현재 서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한때 지하드의 거점이었던 데르나 시는 리비아의 제2도시 벵가지로부터 약 29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처럼 두 세력의 밀고 밀리는 줄다리기가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리비아 내전, 국제사회 분열 업고 타올라

리비아가 다시 내전의 격랑에 휩싸인 것은 국제사회 분열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국제사회가 하프타르 사령관의 공격을 비판하는데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클링겐달연구소의 자렐 박사는 "안전보장이사회가 휴전조차 요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유엔의 소극적인 태도가 하프타르 등의 군벌을 더욱 대담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변심'이 하프타르의 준동에 큰 변수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지난달 중순 영국 주도로 리비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추진됐지만, 러시아와 미국이 지지하지 않으면서 채택이 불발됐다.

당시 러시아는 결의안에 하프타르 사령관을 비난하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며 미국은 사태를 좀 더 숙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후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타르 사령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對)테러전과 리비아의 석유자원 확보에 대한 역할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역시 리비아 동부의 유전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중동의 기류도 양분된 상황이다. 특히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가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들 국가는 리비아 통합정부가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무슬림형제단이 주축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는 유엔과 친무슬림형제단 성향의 터키, 카타르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리비아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국제사회는 관망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리비아의 내전은 끝을 알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산발적 전투가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조속한 개입을 촉구했다.

[라이헨바흐=이윤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