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홍콩, 불법 야생동물 거래 허브로
2019-06-26 18:29:55
장희주
▲홍콩에서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매년 수 억마리에 이르는 동식물들이 야생에서 포획돼 가죽이나 장식용 식물, 약, 반려동물이나 식품으로 판매된다.

이러한 불법 활동은 멸종위기에 처한 다양한 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커다란 위협으로 간주되지만, 실질적인 대처 방안이 이루어지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특히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서식지 파괴 다음으로 종의 멸종위기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는 바로 홍콩이다.

홍콩, 불법 야생동물 거래 허브로

전문가들은 홍콩을 불법 야생동물 밀수입이 만연하고 있지만 감시나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곳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환경 단체들이 홍콩 정부에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단속을 촉구하도록 압박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 밀수꾼들이 법망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야생동물 무역과 관련된 단체 및 개인으로 구성된 연합체인 '홍콩 야생동물 무역 워킹 그룹(HKTWG)'은 이와 관련해 도시 내 밀수에 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3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의 법원에 제기된 사건 및 정부 부처, 비영리단체, 언론 보도 등 379건의 사례를 대상으로 한, 홍콩 내 불법 야생동물 밀반입의 현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여기에는 홍콩이 왜 야생동물의 밀수 천국이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포함돼있다.

보고서는 가장 많이 거래된 야생동물 3종을 들어, 이들 신체 부위에 대한 양으로만 따질경우 약 51종의 코뿔소와 56종의 천산갑, 3,000여 마리에 이르는 코끼리가 사망한 양과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또 홍콩을 통해 밀반입된 실제 물량이 압수된 규모의 5~10배 정도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만다 휘트포트 홍콩대 법학교수는 "이처럼 야생동물 밀수가 만연하고 있는데 대해, 정부의 조사 및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뿐아니라 현지 법률이 이런 행위를 심각하거나 조직적인 범죄로 간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HKTWG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밀반입된 야생동물의 가치가 현재 1600%나 증가했지만 반대로 멸종위기종의 다양성은 57%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즉 야생동물 밀수 거래가 줄어들지 않고있다는 의미다.

▲세계자연기금은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서식지 파괴 다음으로 종의 멸종위기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야생동물 처리 과정

이와 관련 베트남 현지 매체인 프놈펜포스트는 홍콩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수요가 높은 중국 본토로의 환승지 역할을 하고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HKTWG에 따르면 반출 밀수업자들은 감시망을 피하기위해 항구에서 일명 '야생동물 처리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30kg에 달하는 코끼리 상아의 경우 옷으로 꿰매 화물선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이는 타냐 와이어트가 집필한 야생동물 거래 관련 저서에도 잘 나타나있다.

와이어트는 야생동물 처리 과정을 야생동물들을 판매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묘사했다.

코뿔소의 뿔을 분쇄해 약으로 바꾸거나 상아를 장식품 등으로 조각하는 것이다. 가죽과 모피는 그을리고 건조시킨 후 액세서리 및 직물, 옷감으로 꿰매 이동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 가공에도 홍콩 내에서 이를 처벌하는 수위는 낮다.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사회봉사나 1500~18만 달러(약 177만 7,800원~2억 1,333만 원)의 벌금, 8개월의 징역형이 전부인 것이다.

게다가 밀수를 조직하고 감독하는 이들이 아닌 단지 운송하는 이들이 붙잡히는 경향이 높아 단순히 꼬리자르기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밀수를 조직하고 감독하는 이들이 아닌 단지 운송하는 이들이 붙잡히는 경향이 높아 단순히 꼬리자르기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진=ⓒ셔터스톡)

처벌 수위 강화

홍콩 정부도 최근에 들어서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에 가장 최근에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 혐의로 적발될시 최고 형량을 1000만 달러(약 118억 5,200만 원)의 벌금과 10년형의 징역형으로 강화했다.

보고서의 또다른 저자인 소피 르 클루는 "이같은 처벌 수위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면서 "밀수 운영을 관리하는 실질적 책임자에 대한 수사 없이 단순히 활동에 가담하는 이들만 잡는다면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불법 행위를 이끄는 네트워크를 붕괴시켜야한다는 설명이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