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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떠나간 시리아의 봄 언제 돌아올까…수도 이들리브 둘러싼 위험한 '외줄타기' 외교
2019-07-30 17:18:03
장희주
▲시리아의 마지막 남은 거점인 이들리브가 가장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있다(사진=ⓒUS 국립공문서관)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이슬람국가(IS)'가 철수한 시리아에 알케에다 출신 지도자가 이끄는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가 새롭게 들어서며 다시금 포격과 공습의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 

UN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상황은 난민들을 인접한 터키로 떠나도록 만들 수 있어 우려를 표했다.

이들리브에 거주하는 300만 명의 주민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100만여 명이 이미 시리아의 다른 지역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최근 몇 년간 점령한 반군 거점에서 강제 이주된 민간인들과 반군들이다. 그러나 이들리브의 또다른 혼란은 이들을 다시 가장 가까운 곳인 터키로 이주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리브 장악 꾀하는 HTS

겉보기에 HTS는 IS처럼 잔인한 행태를 통한 철권통치보다는 민간 지도자를 포섭해 마을에 동화되려는 작전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종교적으로 억압되지 않고 규범도 엄격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생활 방식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종교 경찰이 있더라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여성과 남성을 강제로 격리시키지 않는다거나 이전 IS가 강요했던 엄격한 복장 규정도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피난 온 후다 카이티라는 남성은 이곳에서 바느질과 영어, 컴퓨터, 기술 등을 여성들에게 가르치는 센터도 운영하며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HTS의 외국인 조직원 역시 활동이 자유롭다. 현지 여성과 결혼한 체첸공화국 출신의 한 남성은 2017년 전투를 그만 둔 후, 현재는 식당을 경영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샘 헬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HTS가 IS만큼 폭압적이고 공포스럽지 않을뿐더러 해외에서 테러를 감행할 계획도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주민들은 납치나 강탈당할 것을 우려해 야간 외출을 자제한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HTS보다도 현재 이들리브의 완전한 장악에 혈안이 된 아사드 정권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사드의 친정부 세력이 이곳을 공격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8년간 지속된 내전을 승리로 마무리 짓고 싶은 아사드 입장에서는 동맹인 러시아를 등에 업고 시리아를 장악하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크다. 이에 언제 갑자기 러시아 동맹군들의 공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에 러시아와 시리아간 연합 공격은 이제 생존을 위해 다시 일어선 이들리브 주민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UN은 이들리브 내에 있는 3,000여 개 이상의 텐트가 이미 파괴됐다며, 이들 주민이 혹독한 날씨와 비, 홍수와 싸워야 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 미군 철수가 미치는 영향

이들리브의 상황은 미군 철수와도 맞물리면서 복잡한 셈법을 낳고 있다. 내전이 장기화되며 강대국과 다른 지역 무장단체가 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에서,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취하고자 한다.

러시아와 터키의 이들리브 휴전 협정은 러시아가 아사드를 이들리브에 들여놓지 못하고 하고 대신 터키가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을 몰아낸다는 약속하에 맺어졌다. 러시아는 이에 터키와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협정을 진행했지만, 미군 철수가 임박하면서 러시아를 비롯한 시리아와 터키, 쿠르드 민병대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도 나타난다.

▲미군 철수를 앞두고 이들리브는 러시아 및 시리아, 터키 등 강대국들에게 내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일단 IS를 몰아내는데 주요 공헌을 세운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아사드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터키는 아사드 정권과 쿠르드 민병대를 테러분자로 간주하고 있어, 이들리브에서 축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쿠르드는 아사드와 협력해야만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터키의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들어오지 않도록 유프라테스강 동쪽 30km 지점의 완충지대인 시리아 북동부에 안전지대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구축 관련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이 도와주지 않더라도 안전지대 건설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시리아 마지막 보루 이들리브, 취약의 극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HTS의 이들리브 장악은 국제 구호단체들의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된 여러 구호 단체는 지난 몇 달간 기부금 전달을 주저하는 실정이다. 기부금이 테러 집단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게다가 현재 HTS는 미국에 의해 테러단체로 분류돼있어, 이에 따라 이미 2여 곳의 구호 기관들은 미연방지원기관으로부터 제공되던 보조금도 끊겼다. 이는 이들리브 내 활동에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