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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스티븐 플라토브 회고록, 테러로 숨진 딸 위한 정의의 '투쟁'
2019-07-18 15:12:49
유수연
▲알리사는 가자 지구를 횡단하는 버스에 친구들과 함께 타고 있었고 폭탄에 의해 변을 당한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한 남성이 테러로 딸을 잃고 국가 간 법정 싸움에서 승리한 이야기를 회고록으로 집필해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저자 스티븐 플라토브는 1995년 4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가 8명을 살해하고 40명을 부상입힌 테러 사건에서 딸을 잃고 23년 동안 '아버지의 이야기 : 이란 테러에 대한 정의를 위한 투쟁' 회고록을 집필했다. 

가족에게 발생한 비극

회고록에서 스티븐은 딸을 잃은 상실감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한 법정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스티븐의 딸 알리사는 미 브렌다이스 대학에서 우등생으로 재학 중이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한 학기를 보내며 여성 학습 센터인 니시마트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테러리스트가 폭탄을 터트렸을 때, 마침 알리사는 가자 지구를 횡단하는 버스에 친구들과 함께 타고 있었고 폭발에 휘말렸다. 당시 그의 나이는 20세였다. 

▲회고록에서 스티븐은 딸을 잃은 상실감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한 법정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전문 매체에 따르면, 스티븐이 비어셰바에 있는 소로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알리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에 스티븐은 아내와 랍비들에게 상의한 후 딸의 신장, 폐 등 장기를 다른 이스라엘 환자에게 기증하는 것에 동의했다. 

스티븐은 "탈무드의 첫 부분인 미쉬나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이스라엘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면, 그 사람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라는 구절을 익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사실은 자식을 잃은 것을 애도하고 있는 우리 가족이 있는 반면, 아들이 자살 테러를 가해 나의 딸을 살해했다는 사실로 기쁘게 춤을 추고 있을 다른 가족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란을 상대로 한 소송 

테러 직후 지하드단체는 자신들이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 미 국무부는 이 단체가 이란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했고 스티븐은 이러한 이란을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스티븐은 국가를 상대로 고소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인은 해외 주권국 면책법 때문에 국가를 상대로 고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며 의회는 테러 희생자들이 미국이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한 나라를 고소할 수 있음을 알렸다. 
따라서 스티븐은 이란이 테러 공격에 연루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스티븐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팀을 고용했고 이란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읽는 미국의 경제 학자 패트릭 클로슨을 법무팀에 섭외했다. 

마침 당시 이란은 국가 예산을 신문에 발표했고 클로슨은 이슬람 지하드 세력에 대한 자금 지원을 나타내는 예산안을 발견했다. 

이 예산안은 법무팀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증거였다. 스티븐은 1998년 이란을 법정에 세웠고 이틀간의 재판 끝에 유죄 선고를 끌어낸다. 이란은 2억 5,000만 달러(약 2,975억원)의 손해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손해 배상금을 받아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가치 있는 노력 

스티븐의 변호사들은 미국에 숨겨둔 이란의 자산을 몰수하려 했으나 백악관은 두가지 이유를 들어 이러한 시도를 막았다. 

첫째, 미국은 해외에 자국의 재산과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란과 같은 타국의 국민들이 미국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결정한다면 이 사건은 선례를 남길 수 있었다. 둘째, 동결된 자산은 국가 간 상호교류를 촉진하는 영향력 및 협상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백악관의 제지로 재산 몰수가 좌절됐지만, 은퇴한 미군 장교 한명이 스티븐의 법무팀에 연락해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한 사실을 알리며 상황이 반전됐다. 인질 사태 이후 단절되기는 했지만 이란은 미국에게 이미 약 4억달러(약 4,762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했다. 

 

이 돈은 1979년부터 미국 계좌에 보관돼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클린턴 행정부는 인신매매 피해자와 폭력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방침을 바꾸고 의회와 담판을 벌였다. 

이에 미 정부는 스티븐에게 손해배상 판결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인 2,500만 달러(약 297억 5,500만원)을 제시했다. 스티븐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손해배상 판결금액은 소송비용과 '알리사 플라토브 장학기금'에 사용됐다. 이 기금은 젊은이들이 1년간 이스라엘에서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데 지원되며 이는 스티븐의 딸 알리사가 누렸던 연구 활동 지원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스티븐은 "한동안 헛된 일로 여겨지던 나의 노력이 가치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그의 사건은 하나의 본보기가 됐다. 소송이 있는 후 몇 년 동안 미국 시민들이 이란에 대한 소송에서 수십억 달러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스티븐의 투쟁이 이란에 확실한 피해를 입힌 것이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