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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가출한 이웃집 반려돼지 맘대로 도축한 남성 기소
2019-06-12 10:25:41
김지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웃집 돼지를 도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미국에서 잠시 가출한 반려 돼지가 이웃 남성에게 도살된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 대처도 문제가 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훔볼트 카운티 아르카타 시에서 제프리 코디 밀러(32)라는 남성이 이웃집 반려 돼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물 절도, 총기 무단 소지, 동물 학대 등의 혐으로 훔볼트 카운티 법정에 기소됐다.

반려 돼지의 가출

3월 23일 아르카타 시의 한 집에서 몸무게가 180kg에 달하는 암컷 햄프셔 믹스종 돼지 한 마리가 잠시 가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린세스'라는 이름이 붙은 돼지의 주인인 캐리 호건은 "프린세스가 잠시 모험을 즐기러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오전 8시경 프린세스는 이웃집 마당에서 배회하다가 집주인에게 포착됐다. 이웃집 여성은 경찰에 신고하고 프린세스의 사진과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돼지가 나와 눈을 마주친 후 창문을 넘어 들어왔고, 우리 아이들이 포도와 사과를 먹여줬다"고 말했다.

이후 오전 9시 30분 경 경찰이 도착했고 이웃집에 살던 밀러도 방문했다. 한 시간 후 프린세스는 밀러가 살던 집에 묶이게 됐다.

이웃집 여성은 프린세스가 안전하게 묶여있는 것을 보고 페이스북에 돼지는 안전하며 경찰이 보호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경찰은 돼지를 밀러에게 맡기고 돼지 주인에게 돼지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리러 장소를 떠났다. 밀러는 경찰에게 자신이 돼지 목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말해 경찰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세스의 주인인 호건은 이웃집 여성이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를 읽고 친척에게 그의 집으로 가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오후 4시 30분 경 호건의 친척들은 밀러와 또 다른 젊은 남성 한명이 약 30개의 진공밀봉 비닐백에 고기를 담는 장면과 프린세스의 남은 사체가 차고 진입로 한 켠에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밀러는 프린세스의 머리에 총탄을 쏴 죽이고, 도축한 후 고기를 비닐백에 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프린세스를 발견하고 신고한 이웃집 여성은 프린세스가 죽은 집이 구글맵에 자신의 집으로 잘못 올려져, 지나가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돼지 살해자라고 욕하며 위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에 개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화제다(사진=ⓒ셔터스톡)

경찰에 따르면 밀러는 특정 거주지가 없고 프린세스를 살해한 집도 자신이 소유한 집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호건 가족은 프린세스의 남은 사체를 수습해 매장했다.

브라이언 에이헌 아르카타 시 경찰청장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밀러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 생각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했다"며 "우리는 돼지가 도축됐다는 소식에 몹시 충격을 받았다. 당시에는 밀러가 돼지를 도축할 것이라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토드 도크웨일러 아르카타 시 경찰 부서장은 가출한 가축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일은 빈번하지만 일반 주민에게 동물을 맡기고 주인에게 알리러 경찰이 자리를 뜨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밀러가 왜 프린세스를 살해해 도축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동한 경찰이 분명 밀러에게 프린세스는 주인 있는 돼지라고 알렸기 때문에, 마음대로 도축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프린세스의 주인인 호건은 경찰이 낯선 사람에게 프린세스를 맡겼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다.

사랑받던 돼지 '프린세스'

이제 막 한 살이 됐던 프린세스는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던 돼지였다. 호건 가족은 프린세스의 어미를 사들여 인공수정으로 프린세스와 수컷 새끼를 얻었다. 수컷 새끼는 미국 청년농 육성조직인 FFA에 보냈고, 프린세스는 가족과 함께 남았다.

호건 가족은 젖병을 물려가며 프린세스를 키웠다. 호건은 "프린세스가 새끼 때 너무 작아서 추운 헛간에서 잘못될까봐 짚으로 침대를 만들어주고 램프로 따뜻하게 해주며 지극정성으로 돌봤다"고 말했다.

프린세스는 '캠든'이라는 래브라도와도 사이좋게 지냈다. 호건 가족은 프린세스가 이름을 부르면 곧장 달려오곤 해 자신이 캠든처럼 강아지인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중에 프린세스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캐리의 남편 짐이었다. 캐리 호건은 "프린세스는 짐을 볼 때마다 사랑스러운 꽥꽥 소리를 내곤 했다"고 회상했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