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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탈레반의 표적이 된 아프간 여학교…"지역 안보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어"
2019-06-26 18:29:55
김지연
▲서부 아프가니스탄 파라 지역 교육 담당 부국장 모하마드 사디크 할리미는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전 탈레반에게 최후통첩을 받았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파라 지역의 여학교가 탈레반의 모든 요구를 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공격당한 소식이 전해져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탈레반은 2019년 1월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전 서부 아프가니스탄의 파라 지역 교육 담당 부국장 모하마드 사디크 할리미에게 여학교의 모든 남성 교사를 여성 교사로 바꾸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할리미 부국장은 탈레반의 공격이 두려워 요구에 응답했으나, 다수의 여학교가 공격당해 무기한 휴교 상태에 들어갔다. 

▲탈레반은 모든 남성 교사를 여성 교사로 대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사진=ⓒ플리커) 

소실된 교육자료, 돌아오지 않는 학생들 

이번 공격은 오토바이를 탄 무장 남성들에 의해 파라 외곽의 두 여학교가 불태워졌다. 

두 학교 모두 심하게 손상됐고 교육 자료가 모두 소실돼 약 1,700명의 소녀가 다니는 학교는 무기한 휴교 상태에 들어갔다. 폐허가 된 학교 벽에는 '이슬람 에미레이트 만세'라는 글귀가 휘갈겨져 있었다.

너우 데 마을의 셰르 알리 칸 학교에서는 폭발로 인해 창문이 날아갔으며, 벽이 갈라졌다. 불태워진 책상과 학교 신문은 폐허가 된 학교 안쪽에 흩어져 있었다.

교장은 5명의 무장 세력이 야간 경비원을 폭행한 후 학교 내에 연료를 던져 2019년 4월 15일 저녁에 불을 지르고 학교 사무실에도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학교 기록, 학생 용품 및 교과서는 불에 탔지만 이슬람 종교 교과서는 멀쩡했다. 교장은 소녀들이 학교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겁에 질렸으며, 학교가 다시 열린다고 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경찰 대변인은 최근 몇 달 동안 파라 지방의 여학교 4개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공격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무장 세력과 평화 협정을 맺으려 노력함에 따라 탈레반의 억압적인 통치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약 360만 명 이상의 여학생이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대학에는 약 10만 명의 여성이 진학하고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약 400개의 남녀 학교가 무력 분쟁의 위험과 탈레반의 공격으로 인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탈레반, 도하 평화 협상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

파리의 폭탄 테러로 인해 탈레반 지도자들은 카타르 평화 협상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 밝힌바 있다. 

그러나 파라 지역을 향한 공격은 탈레반이 미래 정부의 한 축이 된다면 소녀들을 위한 교육이 제한될 것이라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두려움을 자아냈다.

탈레반에 의해 불에 탄 학교의 한 교사는 자신과 다른 교사들이 낙관적이며, 아프가니스탄에도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가 탈레반에 의해 불에 탄 후,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의 대변인은 자신들이 이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학교를 공격한 배후를 찾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약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 더 이상의 테러 위협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공격당한 학교들이 모두 탈레반의 통치하에 있던 학교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공무원들이 직접 피해 조사를 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파라 지역에서 통제권을 잃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탈레반 공격, 파라 지역에서 탈레반이 우위에 있음을 시사

파라 지방 의원에 따르면 이 공격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파라 지역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역의 안보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 그는 정부와 일반인이 모두 이런 공격을 막는데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 정부 공무원들과 마을의 장로들은 이 공격으로 인해 탈레반 계급의 차이가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당국은 소녀들이 학교에 가기를 바라지만 군 지휘관은 이에 반대한다.

마을 장로들은 파라 시의 공무원을 만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고 피해를 입은 학교를 재건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것도 할 수 없으며 대신 지역 탈레반 지도자들과 상의하라는 말을 들었다.

교육부 부국장은 50개 마을이 텐트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탈레반 지도자들과 수업 재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자신의 군 지휘관들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가 공격 당한 이후 사람들 사이에 두려움과 불신이 번지고 있다. 많은 부모가 학교가 재건 되더라도 딸을 다시 학교에 보낼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