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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美 법무부, 어산지에 17개 혐의 추가 기소…간첩법 적용 논란
2019-06-12 10:27:08
허서윤
▲미 법무부는 어산지에게 간첩법 위반 등 17개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47)의 체포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몸을 숨겼던 어산지는 4월 11일(현지시간), 7년간의 피신 생활 끝에 결국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미 법무부는 곧바로 어산지에게 간첩법 위반 등 17개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앞서 컴퓨터 해킹을 통한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한 것을 포함해 어산지에게 제기된 혐의는 총 18개로 늘어났다.

컴퓨터 해킹 혐의는 최대 5년형, 간첩법을 비롯한 17개 혐의는 각각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18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어산지는 최대 175년의 형을 선고받게 된다. 살아서는 감옥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뜻인데, 어산지 입장에서는 미국 송환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미 법무부는 "어산지는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과 공모해 미군과 외교관들의 신원이 담긴 수천 개의 군 기밀문서를 공개, 미국의 안보는 물론 미국 정부 요원들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했다"며 추가 기소 사실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통 간첩법은 기밀을 유출한 공무원에게 적용이 되는데 기밀을 공개한 사람에게까지 적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기밀 정보를 수집 및 출판하는 행위에 가담한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면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배할 소지가 있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어산지를 기소했을 당시에 간첩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 법무부가 어산지에게 간첩법을 적용하자 어산지 변호인 측과 언론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사진=ⓒ셔터스톡)

어산지 변호인 측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번 기소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하는 언론인들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언론단체인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도 이번 일은 "언론 자유에 대한 대단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어산지의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무부는 "어산지는 언론인이 아니다"며 "설령 언론인이라 해도 기밀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그들의 이름을 고의로 공개해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한 행위는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된 기밀문서 수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이 됐다. 이후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를 혐의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망명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어산지의 송환을 영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이고, 스웨덴 검찰도 그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수사를 재개한다며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