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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美 시리아 철수로 생존 기로에 선 쿠르드…"시리아 정부와 관계 개선해야"
2019-06-26 18:29:55
허서윤
▲미국은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SDF가 모색하고 있는 자치권 협상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시리아에서 완전히 축출한 기쁨을 온전히 누릴 새도 없이 생존의 기로에 내몰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시리아에 터를 잡은 IS를 격퇴했다"고 발표하기까지 시리아민주군(SDF)의 공은 지대했다. SDF 지도부의 주장에 따르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IS와 싸우다 죽은 SDF 부대원은 1만명이 넘는다. SDF의 주축이 바로 쿠루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다.

 

현재 YPG와 그 정치세력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리아 내전과 IS 전쟁을 계기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인 시리아 북동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미군의 전폭적인 물량 지원에 힘입어 SDF는 IS를 시리아에서 몰아냈다. 하지만 문제는 SDF가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 터키와도 척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터키는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를 자극할 수 있는 YPG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는다. 그럼에도 터키가 그 동안 YPG를 공격할 수 없었던 것은 IS라는 '공공의 적'과 미군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사진=ⓒ123RF)

쿠르드를 눈엣가시로 여기기는 시리아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 입장에서는 내전과 IS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세력을 키워 자치구까지 수립한 쿠르드가 달가울리 없다.

그런데 미국이 IS의 마지막 점령지인 바구즈 탈환을 기점으로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지금까지 터키군의 오랜 위협으로부터 쿠르드 자치구를 보호해왔으며, 마찬가지로 협정이든 무력으로든 자치구가 시리아 정부 손에 넘어가는 것도 막아왔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해 버리면 쿠르드는 안팎에서 공격을 받게 된다. 든든한 방패막이 사라져 IS와 전면전을 치를 때보다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쿠르드는 정부의 통제를 받되 자치권을 보장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정부가 완강하게 백기투항을 요구하는데다, 정작 미국도 쿠르드의 자치권에 큰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지난 3월 18일 알리 아윱 시리아 국방장관은 쿠르드 점령지를 모두 수복하겠다며 "조정안 합의나 무력해방 둘 중 하나로 수복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쿠르드가 미군 철수를 막거나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자치권을 부분 희생하더라도 시리아 정부와 관계를 개선해야만 생존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