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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폭스바겐 스캔들 공개 도운 엔지니어, 현재 실업자 상태
2019-06-26 18:29:55
허서윤
▲폭스바겐 배기 가스 스캔들이 공개되도록 도운 한 엔지니어가 현재 실업자 상태로 본국인 인도로 돌아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폭스바겐 스캔들 공개를 도와준 엔지니어 헤만스 카파나가 현재 실업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카파나는 인생의 절반을 미국에서 보낸 뒤 다시 본국인 인도로 돌아가면서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오랜 시간 미국에서 지내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갈 생각에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GM)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회사 측은 그에게 두 달치 월급과 인도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제공했다.

카파나는 인도에서도 자동차 제조 업체에서 일하며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상황은 불확실하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또한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배기 가스 스캔들을 밝히다

41세인 카파나는 아직 독신이며 폭스바겐의 배기 가스 조작 스캔들을 밝히는 조사에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폭스바겐은 이 스캔들로 330억 달러(약 39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소송 처리 등에 사용했다.

카파나는 웨스트버지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깨끗한 교통에 관한 국제 협의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바 있다. 이 비영리 단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독일 차량의 배기 가스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카파나와 다른 두 명의 학생, 스위스 출신의 마크 베슈와 인도 출신의 아르빈 티루벤가담이 폭스바겐 스캔들을 파헤치는 현장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들은 휴대용 배기 가스 시험 장비를 합판에 부착해 폭스바겐의 디젤 웨건 차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폭스바겐이 명시한 수치와 일치하지 않는 데이터가 생성됐다. 당시 세 사람은 영문을 몰랐지만 일이 잘못될 것에 대비해 증거를 수집해두었다.

▲카파나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기 가스 조작 스캔들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임의조작 장치 소프트웨어

폭스바겐의 엔지니어들은 폭파 테스트를 위한 차량 실험실에서 임의조작 장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폭스바겐 자동차의 대기 오염 제어 시스템을 활성화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운전자가 자동차를 사용할 때는 소프트웨어가 비활성화됐다.

카파나와 동료들이 출간한 연구 보고서에는 폭스바겐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자동차가 고속 도로 및 시내 거리에서 주행할 때 규제 당국이 허용한 것보다 많은 배기 가스를 배출한다는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을 의심한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위원회와 환경 보호국(EPA)이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시작 1년 6개월 후, 폭스바겐은 미국 내 60만 대를 포함헤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가 팔린 차량에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유럽의 디젤 엔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월에 31%까지 떨어졌다. 많은 소비자가 건강과 환경 오염 방지 등을 생각해 디젤이 아닌 차량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배출 사기를 숨기려고 노력한 폭스바겐의 전임 간부들

이후 폭스바겐의 전직 임원 두 명은 배기 가스 조작 사건을 숨기려고 한 것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폭스바겐의 전 CEO 마틴 빈터콘은 미국과 독일에서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카파나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GM이 자신을 해고한 데에 폭스바겐 사건이 영향을 미쳤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그는 GM이 자신을 지나치게 편파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GM은 카파나의 해고 문제에 대해 그가 폭스바겐의 배기 가스 조작 사건을 조사한 것이나 그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점 등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더해 GM은 "카파나는 50명이 해고된 부서의 한 명이고, 우리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때 해고된 4,000명 중 한 명이다. 이것은 전략적인 변화다"라고 말했다.

카파나는 부서장이 직접 자신에게 전화해 인사 부서가 쓰는 회의실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했을 때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의 직접적인 상사는 이것이 개인적인 악감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카파나는 2014년부터 GM에서 일했으며, 박사 과정 공부 기간까지 포함하면 17년 동안을 미국에서 살았다.

GM에서 해고당한 후에는 취업 비자의 60일 간의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일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고향인 인도의 방갈로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폭스바겐 스캔들 조사 후, 회사의 전직 임원 중 두 명은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수감됐으며 전 CEO 마틴 빈터콘은 독일과 미국 등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