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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美, 아프간 사상자 수 발표 돌연 중단
2019-05-21 16:07:40
김주현
▲미군이 아프간전쟁의탈레반 및 IS 무장대원 사상자 수 발표를 중단했다(사진=ⓒ플리커)

[라이헨바흐=김주현 기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에서 탈레반 및 이슬람국가(IS) 무장대원 사상자 수를 공개해오던 관행을 돌연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상자 수 발표는 사기 진작과 지원 확보를 위해 미군이 쭉 써왔던 관행이다. 미군은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36건 이상의 성명을 통해 2,500명 이상의 적 사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그 중에는 지난해 6월 말에서 7월까지 90회의 소규모 접전을 통해 최소 1,700명을 사살하거나 부상을 입혔다는 성명도 포함된다.

미군의 성명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공개돼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성명이 10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미군 내에서도 사상자 수를 공개하는 방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대표적인 반대파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베트남 전쟁을 예로 들어 반전(反戰) 기류만 높일 뿐이라며 사상자 수 공개를 반대해왔다. 2017년 4월 미군은 아프간 동부에서 대규모 폭격 작전을 전개했다. 당시 상당한 IS 사상자가 나왔지만,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지시로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필두로 사상자 수 발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미군 내에서도 크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미군이 사상자 수를 공개해 온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아프간 전쟁으로 인한 이익을 행정부에 알려 충분한 인력과 물자를 지원받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 회의적이다.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이전에도 아프간 전쟁을 '완전한 낭비'라고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와 국제사회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사상자 수에 대한 불신도 사상자 수를 비공개로 전환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현재 아프간에 1만 4,000명 규모의 병력을 배치했다. 그 중에서 4,000명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추가된 병력이다. 주둔병력 대부분은 일선 전투 병력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군을 대상으로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아프간 주재 미군 병력은 1만 4,000명으로 그 중 4,000명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추가되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미군 병력이 대부분 후방에 배치되어 있다 보니 IS 및 탈레반 사상자 수는 전적으로 아프간 정부군의 발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프간 정부는 아군 사상자 수는 축소하고 적 사상자 수는 부풀리기로 정평이 나 있다.

가즈니 전투와 아즈리스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탈레반의 공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며 전략적 요충지 가즈니가 2~3일 만에 함락되고, 아즈리스탄 특수부대가 급습을 받아 엘리트 특수부대원들이 궤멸되다시피 했는데도 아프간 정부는 '소소한 피해' 정도로 치부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공개하는 사상자 수가 믿기 힘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데이비더 버틀러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은 "그만한 사유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상자 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헨바흐=김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