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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호르무즈 인근 해협서 유조선 4척 피습...미국·이란 긴장 격화
2019-06-26 18:29:55
장희주
▲호르무즈 해협 근처를 지나던 유조선 4척이 공격을 받았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호르무즈 해협 근처를 지나던 유조선 4척이 '사보타주 공격(고의적 파괴행위)'을 받았다.

미국과 중동지역 미 동맹국들은 이란을 사실상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위협해 왔다.

이번 공격은 이란과 미국의 관계 악화에 따른 중동 긴장감 고조의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를 본격화했다. 경제 제재는 물론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전대까지 중동에 배치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격을 받은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 1척, 노르웨이 유조선 1척이다. 

 

관계국 입장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사상자 발생이나 기름 유출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다"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에 따르면 유조선 중 한 척은 미국이 최종 목적지였다.

UAE 역시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푸자이라 인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UAE 외교부는 "상선을 파괴하고 승조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최근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노르웨이 유조선의 선사인 톰 그룹은 공격을 받은 유조선의 사진을 공개했다. 

선박의 흘수선 부분에 큰 구멍이 나 있는 사진이었다. 선박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충돌이 아닌 무기로 인한 공격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유조선 4척이 공격을 받은 푸자이라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항구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거쳐 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이 끝나는 지점에 푸자이라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이란의 위협이 실질적인 무력화 될 수 있는 곳이다.

 

관계국 대응 

UAE 정부는 국제 조사단을 구성해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UAE 정부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의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팀이 사건을 조사 중이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민감한 국면에서 사건이 발생한 만큼 유조선을 공격한 주체가 어느 곳으로 가려지는지에 따라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이 기습적인 군사 도발을 통해 미국발 제재와 관련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란이나 이란의 대리군이 선박들에 구멍을 내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이런 의심을 강하게 부인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정부 내 강경파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조선 공격은 이란을 곤경에 빠뜨리고 미국의 대이란 공세를 정당화하려는 '공작'이라는 입장이다.

▲선박 전문가들은 유조선에 발생한 피해가 일반적인 충돌이 아닌 무기로 인한 공격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사진=ⓒ123RF)

국제사회

국제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국제전으로 확대되어 세계 원유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교부 장관은 "우발적으로 이란과 충돌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며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