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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트럼프 행정부,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테러조직 지정 추진
2019-06-26 18:29:55
유수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이슬람 운동 조직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슬림형제단의 테러 조직 지정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형제단은 1928년 이슬람학자인 하산 알-반나가 창설했다(사진=ⓒ셔터스톡)

지난 4월 30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무슬림형제단의 테러조직 지정이 내부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대통령은 자신과 우려를 공유하는 지역 지도자, 국가안보팀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선언하자는 제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팀 내부에서 논쟁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테러 조직 지정 기준에 부합하지도 않을뿐더러 중동 각국 정계에 뿌리를 내린 무슬림형제단을 명확한 근거도 없이 테러 조직으로 분류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정치평론가들도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위협으로 간주할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집권 당시 각료를 역임한 아므르 달라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지역에서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정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아무 소득 없이 무슬림형제단을 홍보해주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슬림형제단은 1928년 이슬람학자인 하산 알-반나가 이집트 이스마일리야에서 창설했다. 아랍 국가들의 서구화 및 세속화에 반대하며 진정한 이슬람의 가치를 구현한다는 기치를 내세웠다. 무슬림형제단은 폭력을 쓰는 대신 민생 지원 활동에 전념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확보, 이집트를 넘어 인근 국가들로 세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3년 쿠데타를 일으켜 무슬림형제단의 지지를 받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집권 이후 자신의 정적인 무슬림형제단을 줄곧 탄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엘시시 대통령의 제안이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엘시시 행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무슬림형제단은 자신들은 테러 조직이 아니며 어떠한 공격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성명을 내어 "온건하고 평화로운 사상과 신념에 따른 활동을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무슬림형제단에서 분리되어 창설된 무장단체 하마스(Hamas)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저항운동단체로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납치, 자살폭탄, 로켓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마스처럼 무슬림형제단에서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분파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슬림형제단이 폭력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보수적인 반(反)무슬림 운동가들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리스트의 온상이라고 비판한다. 이집트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