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에콰도르, 어산지 추방 이후 사이버공격 급증…5일만 4000만건 상회
2019-06-26 18:29:55
유수연
▲줄리안 어산지를 대사관에서 추방한 에콰도르가 사이버공격 후폭풍을 맞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안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쫓겨나 영국 경찰에 체포된 이후, 에콰도르 정부기관을 향한 사이버 공격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콰도르 당국의 주장에 따르면 어산지가 체포된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에콰도르 정부 및 공공기관 사이트에 대한 해킹이 무려 4,000만 건을 넘어섰다.

친미주의자로 불리는 레닌 모네로 에콰도르 대통령이 어산지를 미국에 넘겼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위키리크스와 어산지를 추종하는 해커들이 항의성 공격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트리시오 리얼 에콰도르 정보통신기술부 차관은 "어산지가 체포된 직후부터 에콰도르 외무부, 중앙은행, 국세청, 대학, 정부부처는 물론 모레노 대통령 집무실까지 해킹 공격을 받았다"며 "해킹 근원지는 미국, 독일, 브라질, 영국, 루마니아,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전 세계에 포진해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정부 및 공공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대부분 디도스(DDoS) 공격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도스 공격은 수십 대에서 많게는 수백만 대의 PC를 원격 조종해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킴으로써 단시간 내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행위를 뜻한다.

디도스 공격의 목적은 자료 유출이나 삭제가 아니라 서버를 마비시키는 데 있다. 트래픽이 순간 급증하면 서버가 마비되고, 서버가 마비되면 사용자들의 사이트 접근 및 사용이 차단된다. 서비스의 지속성이 필수인 관공서 웹사이트의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에콰도르 정보통신기술부 측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기관 중에서 정보 유출이나 데이터 삭제가 발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사이트 접근이 어려워져 직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망명생활을 하다 돌연 축출된 어산지의 운명은 이제 영국 법원의 손에 달렸다. 어산지는 컴퓨터 해킹을 통한 군사기밀 유출 혐의와 성폭행 혐의로 미국과 스웨덴에서 각각 기소됐다. 어떤 혐의에 무게가 실리느냐에 따라 어산지의 차후 행선지가 결정된다. 어느 쪽이든 어산지에게는 두려운 시나리오다.

'알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어산지의 사법처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그대로 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에 불과하다. 이미 영국은 어산지를 스웨덴으로 송환하려 한 전력(?)이 있다.

▲에콰도르 정부기관은 물론 모레노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해킹 공격을 받았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2012년 당시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망명하고 스웨덴 당국이 성폭력 혐의 기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에콰도르 대사관이 어산지 보호를 철회하자 스웨덴 정부는 어산지를 다시 기소했다.

또한 런던 경찰은 어산지를 체포한 11일 "어산지는 영국의 보석 관련 규정을 어긴 혐의로 체포된 것도 있지만 미국 정부를 대신해 체포된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어산지가 결국 미국에 인도돼 수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어산지는 2012년 스웨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영국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 때문에 계속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