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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스트에게 해명의 기회 줘선 안돼
2019-06-26 18:29:55
조현
▲일부 언론 매체가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이 백인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보도해 편향성 논란을 빚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뉴질랜드의 모스크 두 곳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 지난 몇 주간 전 세계 언론 매체가 들썩였다. '범죄 청정' 국가로 꼽히는 나라에서 무려 5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테러범이 소셜미디어와 여러 유명인사를 활용해 반(反)무슬림 여론을 형성하려 했으며, 무엇보다 테러범이 '백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언론 매체는 테러범이 백인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에 열을 올렸다. 늘 있는 문제아의 '잘못'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 있는 우등생의 '실수' 혹은 우등생이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생각하는 사고의 '편협'이 물씬 배어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미국에서 극단주의자들이 벌인 테러 4건 중에서 3건은 미국인 극우파들의 소행이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테러는 폭력으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테러를 종교나 신념을 영속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테러는 일종의 '선한 동기'에서 비롯된 방어 수단인 셈이다. 테러의 정의가 점점 애매모호해지는 이유이며 테러에 의지하는 개인 및 집단이 늘고 있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런 추세는 백인도 예외가 아니다. 그네들도 종교나 신념에서 비롯된 테러를 무슬림 못지않게 자행한다. 미국 폭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극단주의자들이 벌인 테러 4건 중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자행한 테러는 1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3건은 미국인 극우파들의 소행이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가 '별난' 일이라는 듯 뭔가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려 애쓴다. 마치 테러범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려는 듯한 모양새다. 무슬림이 테러를 벌이면 반사적으로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어 비난 세례를 퍼부었던 그간의 행보와 사뭇 다른 전개다. 

 

미국 싱크탱크 수판센터의 수석연구원인 콜린 클라크는 "많은 사람이 극단주의 테러를 무슬림과 등식화한다"며 "이는 언론이 무슬림에 꼬리표를 붙인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테러를 누가 벌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테러 주체에 따라 테러의 경중을 재려는 태도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쪽은 차별과 편견, 한쪽은 옹호하는 태도는 양쪽 모두에게 테러를 정당화하는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은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의 일원이었다. 백인 우월주의자답게 이민자와 무슬림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선은 그가 발표한 '선언문'에서 구구절절 드러난다. 장장 74페이지에 달하는 선언문에는 이민자와 무슬림이 '침입자'로 규정되어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묘사돼 있다. 테러범은 또한 인터넷을 통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백인' 동지들에게 선언문을 유포하려 했다. 

테러에 우등생과 문제아는 있을 수 없고, 해명이란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만큼이나 비뚤어진 인식과 시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백인' 동지들에게 선언문을 유포하려 했다(사진=ⓒ픽사베이)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