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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美 텍사스 의회, 낙태 여성에 사형 가능한 법안 심의
2019-06-26 18:29:55
유수연
▲미국 텍사스 주 의회가 낙태 여성과 의료진에게 사형 선고가 가능한 법안을 심의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미국 텍사스 주 의회에 임신중절(낙태)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낙태의 허용 범위가 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여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토니 틴더홀트 공화당 하원의원이 발의한 '텍사스 낙태 폐지법'은 낙태한 여성은 물론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 선고까지 가능한 법안이다.

 

낙태를 형사 범죄로 분류한 것이다. 더불어 강간이나 근친상간을 비롯해 임신부의 건강이 위태로운 경우에도 낙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8일과 9일 이틀간 첫 법안심의 청문회가 열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청문회에 참석한 500여 명 가운데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54명뿐이었다.

청문회장을 감도는 기류는 틴더홀트 의원 측에 호의적이었다. 제프 리치 텍사스 하원 법사위원장이 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틴더홀트 의원의 '텍사스 낙태 폐지법' 법안은 제정까지 한걸음 더 가까워졌을 것이다.

 

틴더홀트와 같은 공화당 의원인 리치 법사위원장은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여성에게 민·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그릇된 방식의 반(反)낙태법은 지지할 수 없다"며 입법화 절차를 중단시켰다.

민주당 하원의원 겸 법사위 부위원장인 제시카 파라는 "낙태 반대론자들이 의료진의 낙태 개입을 막으려고 심히 우려스러운 전술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빅토리아 니브 민주당 하원의원도 "청문회에서 틴더홀트 측의 주장을 이해하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허사였다"며 "낙태의 죄를 물어 여성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논리가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틴더홀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거부감을 가질 정도로 극단적이다(사진=ⓒ셔터스톡)

낙태와 피임을 지지하는 비영리기구인 구트마허 연구소의 엘리자베스 내쉬 정책분석가는 "틴더홀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리치 법사위원장처럼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거부감을 가질 정도로 극단적"이라고 밝혔다.

의회 안팎에서 동료 의원들까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틴더홀트 의원은 크게 개의지 않는 모습이다. 틴더홀트 의원은 "임산부를 살해한 사람은 이중 '살인' 혐의로 기소되지만, 태아의 생명을 뺏는 여성이나 의료진은 예외적으로 처리된다"며 "여성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법의 형평성을 맞추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틴더홀트 의원의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텍사스 현행 형사법은 낙태를 사형 선고가 가능한 살인죄로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통해 낙태를 '사생활의 권리'에 포함시켰다. 낙태 처벌은 미국 수정헌법 14조에 명시된 사생활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