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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피의 부활절' 맞은 스리랑카, 대대적 IS 체포 나서
2019-05-28 17:18:37
유수연
▲4월 21일 스리랑카는 테러로 인해 부활절 참사를 겪었다.(출처:픽사베이)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부활절 연쇄 자폭테러의 배후가 이슬람국가(IS)라는 정황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는 IS 추종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에 나서고 있다.

스리랑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스리랑카 전역에서 가택수색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이 이번 테러에 IS가 직접 연계됐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던 초반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지난 4월 21일 스리랑카는 최악의 부활절을 맞았다. 교회와 고급 호텔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발물이 터져 253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이는 기독교도와 외국인을 노린 테러였다. 스리랑카 인구 2,200만명 가운데 70%는 불교도이고, 12.6%가 힌두교도, 9.7%가 무슬림, 7.6%가 기독교도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가 국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 및 이와 관련된 다른 조직이 함께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들이 '이슬람 국가'(IS)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범인 가운데 스리랑카 재계 거물의 아들 둘과 며느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안겨줬다.

IS 배후 정황 속속 드러나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스리랑카 보안군이 테러 주동자인 무함마드 자하란의 은신처를 급습해 IS 깃발과 IS가 자폭조끼를 만들 때 자주 사용하는 폭발물 등을 발견하는 등 이번 테러의 배후가 IS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스리랑카 군은 이날 심야에 자하란의 은신처로 알려진 동부 소도시 세인사마루투와 칼뮤나이를 급습해 IS 깃발과 니트로글리세린이 함유된 고성능 폭발물 150개, 드론 카메라 등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자하란은 이번 테러 실행 단체로 지목되는 NTJ의 리더다.

이 급습 과정에서도 자폭공격이 최소 3번 일어나 어린이 6명을 포함해 15명이 숨졌다. IS는 이날도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탄약이 모두 소진된 뒤 우리 전사 3명이 자폭벨트를 터트렸다"며 스스로를 테러 배후로 지목했다.

자하란은 인도와 스리랑카를 오가며 IS 조직원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배후를 자처하며 공개한 영상에는 자하란이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자하란과 NTJ가 IS 지원을 받아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IS 배후설이 더 명백해지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세인사마루투 주민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시내 중산층 지역에 숨어 있었다는 것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자하란의 은신처가 파악되기 전부터 IS가 NTJ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분석해왔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국제급진화연구센터의 찰스 윈터 선임연구원은 "IS의 지도부가 핵심 근거지에서 설 자리가 약화되면서 주변부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IS가 시리아·이라크에서 패퇴한 뒤 막대한 자금과 자신들의 명성을 이용해 동남아시아·북아프리카 일대 지역 토착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들이 테러를 벌이도록 부추기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가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격퇴당한 뒤 펼쳤던 전략과 이번 테러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스리랑카 정보당국은 IS 추종세력을 약 130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중 70명을 추적 중이라고 발표하고, 종교시설 및 호텔 등에서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총 1만명의 군을 스리랑카 전역에 배치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 실행단체로 지목된 NTJ와 자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JMI)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했다.

 

스리랑카, 가톨릭 성당에 미사 중단

이런 상황에서 스리랑카 정부는 안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스리랑카 내 모든 가톨릭 성당에 대해 미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경찰과 군에게 법원 명령 없이도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심문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

종교단체들과 각국 정부들도 스리랑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6일 자국민을 대상으로 "스리랑카 여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하는 한편 현지에 거주하는 외교관 및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취학 연령기의 아동들에 대해 스리랑카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필수 인원을 제외한 미국 정부 인력이 자진 출국을 요청할 경우 승인했다. 영국·인도 정부도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스리랑카는 1만여 군대를 동원해 스리랑카 전역에서 용의자들을 수색중인데 현재까지 현지인 뿐 아니라 시리아, 이집트 등에서 온 외국인을 포함 100여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의 자칭 국장(출처:나무위키)

 

한국 거주 스리랑카인들 추모 집회

한편 국내에 거주하는 스리랑카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21일 발생한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주여성 지원단체 '톡투미'와 스리랑카 교류협력재단 등은 2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1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리랑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 집회를 가졌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톡투미 이레샤 페라라 대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참사가 발생했다"며 "이번 테러는 스리랑카에서 발생했지만, 테러 위험은 전 세계적인 것이다. 비극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국 정부의 공조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이주노동재단 안대환 이사장은 "기독교, 불교, 이슬람 등 어느 종교도 신의 이름으로 테러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며 "보복하는 것은 결코 신의 뜻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