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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리비아 내전, 국제전 비화 촉각…"무정부 상태가 불어온 예고된 참사"
2019-05-28 17:21:56
김지연
▲리비아 트리폴리에 위치한 미티가국제공항이 공습을 받아 운항을 중단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지난 8일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미티가국제공항이 공습을 받은 가운데 내전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항 측은 리비아 동부의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의 전투기가 공항 활주로를 공격해 승객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LNA 측 대변인은 이번 공습은 미티가공항 인근에 배치되어 있던 정부군의 MIG 전투기가 목표였다며 민간항공기는 공격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이번 공습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티가공항이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며 "LNA가 국제인권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4일 LNA에 수도 진격을 명령했다. LNA는 군사 행동을 멈추라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유엔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며 트리폴리 외곽까지 접근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다수의 무장 세력이 난립하면서 사실상 내전 상태가 이어졌다. 8년 만에 다시 악화되고 있는 리비아 내전은 이러한 무정부 상태가 불어온 예고된 참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프타르는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유엔은 그 동안 하프타르 군벌이 지배하는 동부와 리비아 통합정부가 이끄는 서부의 대립을 종식시키기 위해 선거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나름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하지만 LNA의 돌발 군사 행동으로 인해 유엔의 이런 중재역할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4일부터 시작된 정부군과 LNA의 교전으로 LNA 군인 19명이 숨졌다. 정부군 측에서는 25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정부의 파예즈 알 사라즈 총리는 하프타르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강대강' 대결을 선언한 만큼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프타르가 장악한 지역은 동부 유전지대를 비롯해 리비아 영토의 3분의 2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프타르가 겉으로는 이슬람 세력이 중심인 통합정부를 몰아낸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이면에는 석유와 관련된 이권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하프타르가 수도를 수중에 넣어 리비아의 정식 통치세력으로 인정받은 뒤에 석유 수출을 활성화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국제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리비아에 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LNA는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리폴리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주민 3,000명 이상이 피난한 것으로 전해진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2011년 카다피 축출 당시 하프타르 장군과 맺은 인연과 그가 장악하고 있는 유전지대를 무시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휴전을 촉구하면서도 다소 관망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을 이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의 입장도 복잡하다. 통합정부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무슬림형제단이 주축으로 터키, 카타르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는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한다. 내전이 장기화되면 국제전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