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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로힝야 족 사태, 행방이 묘연한 '정의'
2019-05-28 17:23:03
김지연
▲로힝야 무슬림은 미얀마의 불교도와 군대로부터 박해와 폭력을 당했다(사진=ⓒ플리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미얀마의 로힝야 무슬림 학살 사건이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동자들의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작년 8월 25일 미얀마 병사들과 불교도들은 라카인 주 북부에서 폭력, 강간, 방화 등의 만행을 자행했다. 100만 명의 로힝야 무슬림이 미얀마에서 쫓겨나 인근 방글라데시에 있는 난민촌으로 피신했다.    

최고 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장군 

로힝야 족 학살 사건의 중심인물 미얀마의 군 최고 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장군과 주동자들은 국제적인 법적 비난을 피하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 이들은 공격 작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기자들을 감금하면서까지 어떻게든 이 작전을 부인하고 회피하려고 갖은 애를 썼다.  

그러나 미국, 캐나다와 EU가 로힝야 무슬림이 겪은 비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미얀마 군대는 로힝야 족 마을에 불을 지르고 폐허로 만드는 것을 즐겼다. 이는 로힝야 족의 역사를 말살하려는 행위다. 

뉴욕타임즈 기자들이 불에 전소된 마을은 방문했을 때, 한 때 사람이 거주했던 이곳은 열대 식물로 가득 차 있었다. 덩굴은 콘크리트 기둥에 달라붙어 있었고 마을을 따라 난 길에는 불에 탄 야자수와 폐허가 된 이슬람 사원만 있을 뿐이었다.  

현재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에 머물고 있는 한 남성은 자신의 가족뿐만 아니라 로힝야 민족을 돕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꿈꿨지만,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로힝야 족 사태, 국제 형사 재판소에서 결정해야 

132명의 동남아시아 국회의원 단체는 UN안전보장이사회에 로힝야 족 사태를 집단 학살과 대량 살인 사건을 관장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요청했다. 말레이시아 의원인 찰스 산티아고는 미얀마 군대가 라카인 주에서 무자비한 작전을 수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잔학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ICC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안전보장이사회는 사법 절차를 시작할 권한이 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7일에 미얀마 인종 청소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미얀마는 유엔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정식으로 문책받지 않았다. 미얀마는 이 두 나라로부터 많은 군사 장비를 구입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미얀마의 천연자원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동남아시아의 변호사 132명은 로힝야 족 사태를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 중이다(사진=ⓒ플리커) 

수 키 여사, 군부의 잔악함 언급하지 않아 

흘라잉이 러시아에서 무기 구매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미얀마의 시민 지도자로 알려진 아웅 산 수 키는 싱가포르 연설에서 군부가 자행한 잔악 행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 키는 자국 내 테러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수 키는 작년 8월 25일 임시변통한 무기로 무장한 로힝야 족 민병대를 언급하면서, 경찰의 전초 기지와 군대가 공격당해서 12명의 보안군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타트마도로 알려진 미얀마 군부는 이 공격에 대응하여 소탕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라카인 주 북부에서 수천 명의 로힝야 무슬림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아웅 산 수 키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얀마 국부의 로힝야 족 박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인권 단체, 수 키의 주장 반박 

 저항 세력의 공격이 일어나기 몇 주 전에 미얀마 군부가 라카인 주 북부로 군용 트럭을 보냈다는 인권 단체들 주장에 비추어 보면, 수 키의 주장은 틀렸다. 

싱가포르에서 연설한 후 수 키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각의 장군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한다'며, 로힝야 족이 미얀마로 송환되는 경우 이들의 안전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했다. 대신 라카인을 여행하기 좋은 장소이며, 미얀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묘사했다.  

그녀는 라카인에 다녀온 적이 있는 외국인들은 세계의 어느 해변 못지않게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흘라잉은 러시아에 있는 동안 탱크, 비행기, 장갑차 등 2만 6,000점이 넘는 무기와 군사 장비로 가득 찬 모스크바 전시관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라카인 북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때 훈련 및 테러 방지에 협력한 것에 대해 러시아에 감사를 표했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 키를 15년 동안 가택 연금한 군사 정권에 의해 약 반세기 동안 통치받고 있다. 민간인과 군장교로 구성된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 북부 폭력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6건의 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대량 학살, 살인, 마을 화재 행위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