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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러시아의 인터넷 차단 실험, 사이버 작전에 영향 미칠 수 있어
2019-06-26 18:29:55
허서윤
▲러시아가 현재 일시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국내 사이의 인터넷 연결을 차단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사이버 공격에 대한 나토(NATO)의 제재 등에 직면한 러시아가 국가의 인터넷을 차단할 실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을 전 세계 다른 국가와 연결되는 웹으로부터 연결 해제하고 국가 내에서만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차단 실험을 진행 중이다. 즉, 글로벌 공동체의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고도 국가 차원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오늘날 글로벌 연결은 단순한 글로벌 연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러시아가 NATO 및 다른 국가에 보이는 확고한 태도로 보인다. 동맹국들은 다수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이 나라에 대한 제재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 실험의 목적은 미국이 러시아의 인터넷 접근을 차단할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온라인 침략에 대한 정치적 기후

영국 정부는 지난 해 10월 초 성명서를 발표해, 같은 해 3월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부녀가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무거운 제재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들은 러시아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화학 무기 금지 기구(OPCW)를 해킹하려고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 해킹 시도는 전직 러시아 스파이 부녀가 사망한 지 몇 주 후에 발생한 일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및 마크 루테는 "용납할 수 없는 사이버 활동"이라 비난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체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협조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미 법무부와 미국의 동맹국들은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대해 7명의 혐의자들을 기소했다. 이들 중 세 명은 이미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이끄는 2016년 미국 대선 러시아 간섭 사건에 연루된 전적이 있었다.

▲영국은 러시아가 국제적인 감시 기구를 해킹하려다가 실패했다며 비난했다(사진=ⓒ123RF)

디지털 경제 국가 프로그램

러시아가 작성한 새로운 초안 법안은 디지털 경제 국가 프로그램(Digital Economy National Program)이라고 불린다. 이 법안의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는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인터넷을 국제 인터넷망에서 격리하더라도 운영을 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또 러시아가 자체 글로벌 웹 주소 시스템인 도메인 네임 서버(DNS)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시스템이 사용된다면 러시아는 다른 국가로부터 제재를 받아 외국과의 인터넷 연결이 갑자기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내부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DNS 루트 서버는 12개 조직에서 운영되는데, 그중 어떤 것도 러시아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러시아의 인터넷 기본 주소록 사본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러시아 자체 DNS를 구축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인터넷 차단 테스트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긴 했으나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테스트에서 ISP가 고립된 러시아 네트워크가 국영 라우팅 포인트를 통해 웹 트래픽을 유도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러시아 기업 간의 트랜잭션이 외국의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도, 또 외국 컴퓨터와의 연결이 끊어지고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내의 모든 트래픽이 이런 방식으로 전달되도록 계획 중이다. 그러나 BBC는 이것이 대규모 검열을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마치 중국이 '위대한 방화벽'을 만들어 국내의 온라인 활동을 묶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절박한 사건인 이유

수많은 서방 국가의 정보 기관은 러시아의 해커들이 전 세계 국가의 중요 인프라에 침범하거나 사이버 공격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NATO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고립시킬 것을 권장할 뿐이다. 한편 러시아 군사 정보국은 해커 팀을 꾸려 다양한 해킹 및 침해 활동을 벌여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 9월 발생한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에 대한 해킹의 배후도 러시아로 지목된 바 있다. 이것은 미국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2017년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우크라이나와의 대립으로 오데사 공항 및 키예프 지하철 등이 해킹당했는데 이 배후 또한 러시아 군사 정보국이라는 의혹이 있었다. 같은 해 12월 러시아 측은 말레이시아에서 격추당한 MH17호 조사에 대한 비밀을 은밀하게 훔치려고 시도했다. 지난 해 4월에는 영국에 있는 국방 과학 기술 연구소 시스템이 공격당했는데, 이것은 OPCW에 대한 공격과 일치했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