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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시리아 난민촌 '프랑스 고아들'…일부만 프랑스로 송환
2019-05-28 17:30:58
장희주
▲한 고아가 프랑스로 송환됐는데 이 아이의 부모는 IS 대원으로 시리아 전투에서 사망했다(사진=ⓒ플리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시리아 난민촌의 프랑스 고아 일부가 프랑스로 송환 조치됐다. 그러나 400명이 넘는 프랑스 고아 가운데 5명만이 송환됐다. 

리디아 마닌체다는 프랑스 당국이 1세에서 5세까지의 3명의 손자를 프랑스로 송환됐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가족이며 이제 아이들은 우리가 살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즈에 기고한 엘린 펠티에에 따르면 이들은 소그룹의 고아 중 일부이며 아이들 부모는 모두 이슬람 국가(IS) 대원으로 시리아 전투에서 모두 사망했다. 

▲리디아 마닌체다는 가족이 사망하고 몇 년 후에 프랑스로 송환해 달라고 간청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사진=ⓒ플리커)

시리아 난민촌에서 머물고 있는 아이들 

이전에 리디아와 그의 남편 패트리스는 프랑스 정부에 3명의 손자를 프랑스로 보내달라고 간청했지만 거절당했다. 3명의 소년은 엄마가 사망한 후 시리아 동북부에 있는 쿠르드족 난민촌에서 힘들 생활을 하고 있었다. 

리디아는 손자 중 한 명이 얼굴에 파편을 맞아 상처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 명은 다리가 마비돼 고통받고 있다고 하면서 당장 중환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손자들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IS의 소요 사태로 인해 남겨진 약 2,500명의 아이들에 속해 있었다. 

이제 IS는 존재 자체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과도하게 확장된 본거지는 작게 축소됐고 수천명의 지하디스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서 쿠르드족 수용소로 밀려 들어간 바람에 각 정부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국 정부는 범죄를 저지른 국가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무장 세력을 송환할 의지가 없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남겨진 아이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4,000명 넘는 아이, 부모와 함께 IS 지역으로

약 4,000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시리아에 있는 IS 영토로 들어왔다. 킹스 칼리지의 급진당 연구 센터 통계 자료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온 아이들은 460명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몇 명 정도 생존해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9개국에서 이미 2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받아들였다. 반면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정부들은 법적인 이유와 대중의 반발을 이유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2월 말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3분의 2는 IS 무장 세력의 아이들 송환에 반대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도 주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벨기에는 시리아 난민촌에 어머니와 함께 있는 6명의 자녀들을 소환하라고 명령하는 판결에 항의하여 승리했다. 마찬가지로 영국 정부도 이 문제를 모른 척하다가 샤미마 베검이란 사람의 생후 3주가 된 아들이 사망하자 그제야 남아 있는 아이들을 영국으로 송환할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고아들의 가족을 포함한 프랑스의 이번 소환은 놀랄 정도다. 프랑스 내무부의 로랑 누네스 차관은 머지않아 시리아의 어린이를 더 이상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온 460명을 포함해 4,000명의 어린이가 시리아의 전쟁터에 왔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단 5명의 아이만 프랑스로 송환

랑스 외무부는 본국으로 송환된 아동의 정확한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고아들과 5세 이하의 아이들만 프랑스로 송환됐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무장 단체 가족들을 대변하는 변호사들은 5명의 아이들만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것은 리디아의 손자 3명과 다른 2명의 아이들만 운이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명 중 한 명은 3명의 손자와 같은 캠프에 머무르고 있던 5세의 소녀이고 나머지 한 명은 다른 난민촌에서 발견된 5세의 소년이었다. 

한 가족을 대변하는 변호사는 프랑스 정부가 시리아에  있는 프랑스 아이들과 고아가 된 모든 아이들을 프랑스로 호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엄마가 생존해 있어도 굶주림과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아이들은 송환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 단체들에 의하면, 세계 보건기구(WHO)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프랑스 아이들이 100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WHO는 리디아의 손자들이 머물던 난민촌인 알-하와이 수용소에서 최소 29명의 어린이가 저체온 증 또는 캠프로 이동하는 도중에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프랑스는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태도를 바꿨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또 언론인과 배우, 정치인들과 함께 수천명이 서명한 탄원서도 무시했다. 그리고 아동 권리를 신장시키는 유엔 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3명의 변호사가 제기한 불만에 대응하지 않았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역시 무장 세력의 가족들과 그들의 변호사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전하면서 프랑스는 남겨진 아이들을 송환하는 문제는 사안별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