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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사우디,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휴대전화 해킹 의혹 받아
2019-06-26 18:29:55
조현
▲보안전문가 개빈 드 베커는 사우디 정부가 제프 베조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연예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와 모기업 AMI가 폭로한 베조스의 불륜 보도가 사우디가빼낸 정보를 기반으로 했다는 주장이다.

보안전문가 개빈 드 베커는 미국 매체 더 데일리 비스트에 기고해 이같이 밝혔다. 베커는 이번 해킹 사건이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카슈끄지는 작년 10월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당한 인물이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카슈끄지 사태를 집중 보도했다. 카슈끄지는 살해 전까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카슈끄지 죽음의 배후에 사우디 왕가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개입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가 베조스다.

AMI가 모기업인 내셔널인콰이어러는 지난 1월 베조스와 전 폭스 뉴스 앵커인 로렌 산체스의 불륜을 폭로했다. 불륜 기사에는 문자메시지나 사진 등 극히 민감한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베조스는 베커를 고용해 진상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베조스는 보안 전문가를 고용해 개인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사진=ⓒ123RF)

베커는 "베조스의 의뢰를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위를 조사한 결과, 사우디 정부가 베조스의 휴대폰을 해킹에 여러 개인정보를 빼냈다는 강한 확신에 이르렀다"며 "해킹 규모는 단정할 수 없지만, AMI와 내셔널인콰이어러는 자세한 내막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베커는 사우디 정부 배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를 미국 수사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베조스의 사생활 폭로 과정에 사우디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해킹에 대한 직접적인 폭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셔널인콰이어러 측은 베조스와 내연 관계였던 로렌 산체스의 오빠에게 20만 달러를 주고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은밀한 메시지를 입수했다고 보도했고, AMI 역시 제보자를 통해 정보를 입수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우디는 아델 알 주베어 외무부 장관을 통해 AMI는 사우디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베조스와 AMI는 불륜 보도 이후 몇 차례 날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베조스가 내셔널인콰이어러와 AMI의 정보 입수 과정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데이비드 페커 AMI 회장은 베조스에게 메일을 보냈다. 베조스의 나체사진을 포함한 사진 9장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베조스는 이를 협박으로 간주하고 "고맙지만 사양한다"는 말과 함께 해당 메일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베조스는 AMI의 협박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정부에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와 소유주 베조스를 '눈엣가시'로 여긴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AMI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돈으로 사들인 후 보도하지 않는 행위(Catch and Kill)를 했다. 지난해 12월 맨해튼 검찰은 AMI가 연방정부와 협력하는 대가로 이 돈을 지불하는 과정에 대해 어떤 범죄로든 기소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AMI 회장 데이비드 페커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친구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언론은 베조스와 AMI의 공방을 '베조스vs.트럼프 절친'의 싸움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베조스 불륜설을 터뜨린 직후 트위터에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멍청이 베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며 "워싱턴포스트는 조만간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이후 베조스가 이혼 발표를 했을 때는 "베조스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도 남겼다.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