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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희망을 잃지 말라...9개월간 감금됐다 풀려난 한 소녀의 생존 스토리
2019-05-28 17:43:26
장희주
▲납치돼 9개월 간 감금됐다 풀려난 소녀의 이야기가 화제를 얻고 있다(출처=123RF)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납치범에게 유괴되 약 9개월 간 구금 생활을 했던 한 소녀가 생존에 대한 끈질긴 집념과 영리한 전략으로 무사히 풀려난 사건이 화제를 얻고 있다. 이 소녀는 2013년 10월 당시 14세의 나이로 미국 뉴햄프셔 노스콘웨이에서 실종됐다. 

사라진 소녀

이 소녀의 이름은 애비 헤르난데즈(Abby Hernandez)로, 무려 9개월간 실종된 상태였다. 그리고 부모를 비롯한 수사관들 역시 소녀의 실종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며 미스터리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애비는 당시 당시 케네트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상태였는데, 실종 사건으로 인해 뉴햄프셔 지역에서는 가장 유명한 유괴 사건으로 기록됐다.

생존 본능

아메리칸 브로드캐스팅은 헤르난데즈가 풀려나 다시 가족과 만나게 된 이후, 그를 독점으로 인터뷰하며 9개월 간의 생존 스토리를 공개했다. 헤르난데즈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이 납치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생존 본능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납치범을 돕고 함께 지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납치한 남성에게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을 풀어준다면 이 사건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컨테이너에서의 9개월

헤르난데즈는 그러나 이러한 초기 협상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신 납치범의 거주지로 끌려갔으며, 이후엔 선박 컨테이너에서 9개월간 지내야했다고 전했다. 이어 납치 사건으로 인해 매일 학대를 당했지만 희망은 여전히 살아있었다고 덧붙였다. 생존을 위해 힘을 달라고 매일 기도했었다는 것.

그는 또한 정말로 단지 살아있기만을 원했다며, 긴긴 9개월 간 항상 전략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그 전략 가운데 하나는 바로 납치범과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가령 납치범에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거나 혹은 모든 인간은 실수하기 마련이라며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 노력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풀어주면 납치에 대한 사건을 일절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되풀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덕뿐이었는지 납치범은 점차 헤르난데즈를 신뢰하게 됐는데, 특히 납치범의 집안에서 위조 지폐를 제작하는데 도움을 준 것이 그 계기로 작동했다. 헤르난데즈는 어떤 일이건 납치범이 원하는 일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헤르난데즈는 구금 생활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며,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출처=123RF)

납치범

뉴햄프셔 검찰청에 따르면, 헤르난데즈를 납치한 범인은 34세의 나다니엘 키비(Nathaniel Kibby)라는 남성이다. 헤르난데즈는 키비가 자신에게 읽을 책을 주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전략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는데, 어느날에는 그가 준 요리책을 보다가 거기에 씌여진 납치범의 이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납치범에게 키비가 누구인지를 물었고, 키비는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봤다는 것.

물론 납치된 생활은 항상 그에 따른 고통이 따랐다. 한 번은 납치범 헤르난데즈에게 전기 충격 목줄을 채우며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도록 명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헤르난데즈가 비명을 지를때마다 목줄의 전기 충격을 가해 고통을 가했다. 

그러나 납치범의 이러한 생활은 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는 위조 지폐에 대한 경찰 수사로 인해 경찰이 자신의 집을 방문하자, 이듬해인 2014년 마참내 헤르난데즈를 풀어줬다.

키비의 위조 지폐는 그가 인터넷을 통해 만났던 로렌 먼데이라는 여성에 의해 발각됐다. 먼데이는 당시 키비가 호텔 객실 요금 지불을 위해 자신에게 준 돈이 위조 지폐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에 키비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바로 당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키비는 헤르난데즈를 풀어주면서 자신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밝히지 말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인생

키비는 헤르난데즈를 태우고 그녀의 거주였던 노스콘웨이에서 풀어줬다. 헤르난데즈는 거기서부터 약 1.6km 가량을 더 걸어 마침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9개월 만에 완전히 자유를 다시 되찾은 것. 이러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이전에는 생각치도 못했지만, 마침내 자유를 찾고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헤르난데즈는 이후 경찰에 키비의 위치와 이름을 모두 발설, 그로부터 일주일후 키비는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성폭력과 유괴 혐의를 인정했지만 위조 혐의는 기소되지 않았다. ABC 뉴스는 그가 45~90년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헤르난데즈는 구금 생활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며,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령 외출할때마다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더 오랫동안 만끽하게 됐다는 것.  그는 또한 희망을 잃지 말라며 트라우마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며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