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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美 초대형 입시 비리로 유수 명문 대학들 '허둥지둥'…'퇴학'·'입학 거부' 조치 잇달아
2019-05-28 17:49:21
허서윤
▲비리와 연루된 미 대학들이 학생들의 입학 거부 및 퇴학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미국의 초대형 입시 비리로 연일 헤드라인이 장식되는 가운데, 비리 스캔들로 인해 입학한 학생들의 미래도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비리에 연루된 대다수 대학이 학생을 내보내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입학 거부 및 퇴출 조치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은 최근 입학 스캔들에 연루된 6명의 지원자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학교는 이번 스캔들과 관련된 재학생들의 수강 신청과 성적 증명서 발급도 중단시켰다. 이에 관련 학생들은 혐의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때까지 새로운 수업에 등록할 수 없다.

비리에 연루된 또 다른 명문대인 예일대는 입학 신청서를 위조한 학생들에게 퇴학 조처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스탠포드 역시 성명을 통해 대학 입학을 위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위조한 사실이 밝혀진 학생들에게 입학 허가를 취소하거나 거부할 뜻을 발표했다.

반면 스캔들에 연루된 또 다른 학교인 웨이크포레스트대학은 논란을 일으킨 학생을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학교 대변인은 해당 학생이 뇌물 거래를 이전에 알고 있었다는 데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에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려와 고민

이번 입시 비리는 무려 33명의 학부모가 입시 브로커를 통해 대리 시험이나 성적 조작, 혹은 운동부팀 특기생 등의 여러 방면을 통해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초대형 스캔들이다. 

또한, 이들 외에도 브로커와 학교 관계자, 운동부 코치 등 총 50여 명이 연루되며 미 법무부가 기소한 역대 최대 규모의 입시 비리로 기록됐다.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그러나 학교들이 비리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학교는 기소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모교가 입시 비리에 연루된 만큼 학교들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하는 처지에 섰다. 

이와 관련 시카고대학의 입학처장으로 20년간 근무했던 시어도어 오닐은 "학교가 학생들의 비리를 조사하는데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며, 학교들은 비리로 인해 손상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학교들은 또한 이런 입학 거부 및 퇴학 조치 외에도, 이전에 비리로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장을 철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교는 자신들을 피해자라고 묘사하며, 비리로 인한 입학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중이다. 

그러나 입시 비리 사건은 최종적으로 혐의가 드러나고 종료되는데 최소 몇 달이 걸릴 수 있을뿐더러, 기소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무죄로 결정 날 수도 있다. 이에 섣불리 판단해 조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 연방검사이자 현재는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의 공공 청렴도 진흥 센터 이사로 근무하는 베릿 버거는 "학부모에 대한 형사 소송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학교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버거는 "그리고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학교가 학생들을 퇴학시켰지만, 법원이 부모를 석방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비리 관련 소송이 오래 걸릴수록 학교가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민감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명문 사립고교

입학 뇌물 스캔들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포진돼있는 사립 학교들에도 그 영향이 전가되고 있다. 

사실 이 사건이 공개적으로 밝혀지기 이전부터 미국 명문 사립학교인 하버드-웨스트레이크는 연방 수사관의 비리 리스트에 오르며 소환장을 받았으며, 또 다른 명문 사립인 세이지힐에서는 혐의를 받은 두 명의 부모들이 학교 이사회에서 사임해야 했다. 

이후 학교는 독립적인 대학 카운슬러 서비스를 고용하지 않는다며, 혐의자들을 비난하는 성명 발표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들 부모는 모두 자녀를 운동부 특기생으로 위장해 입학시키거나 시험 점수를 조작해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데, 자녀들은 모두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부정한 방식으로 입학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한 육상 특기생 학생은, 1학년 오리엔테이션에서 육상 선수로 활약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시험 조작으로 들어간 나머지 한 학생도 자신의 점수가 위조됐는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해당 학생들이 모교에 직접 지원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지원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부분에 서명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이로써 학교 퇴학이나 입학 허가 취소 등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운동부 코치가 두 명의 지원자에게 위조된 추천서를 발급, 한 명은 입학에 성공한 예일대의 경우 학생의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징계를 정하는데 고려 요소로 넣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