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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전직 美 공군 정보장교, 이란 스파이 되다
2019-05-28 17:50:05
허서윤
▲위트는 미국 국방 기밀 등을 포함해 기밀 정보를 이란 측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픽사베이)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미국 법무부가 전직 공군 정보장교 '모니카 위트'를 기소하는 공소장을 공개했다. 

지난 2013년 이란으로 떠난 위트는 미국 국방 기밀 등을 포함해 기밀 정보를 이란 측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위트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위트와 함께 모즈타바 마숨푸르, 베흐자드 메스리, 후세인 파르바르, 무함마드 파리야르 등 이란 국적자 네 명도 위트의 음모와 사이버 공격, 전 공군 동료들과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신원 정보 절취 등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존 데머스 미국 법무부 국가 안보 차관보는 "일반 시민이 아닌 미국 헌법 앞에서 신 앞에 진실할 것과 적으로부터 조국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전직 공군이 나라를 배신하다니 더욱 슬픈 일"이라며 "모니카 위트는 나라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모니카 위트

주변 사람 누구도 위트가 미국을 배신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일에 헌신했고 오랜 기간 정부를 위해 일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지의 줄리언 보거에 따르면, 올해 39세인 텍사스 출신의 여성인 위트는 18세에 공군에 입대한 후, 암호 전문 요원으로 활동하며 적군의 메시지를 번역하고 해독하는 일을 맡았다. 그는 국방부 연어연구원에서 언어 과정을 이수하고 이란에서 쓰는 파시(Farsi)어에 능통하게 됐다.

위트는 일의 특성상 첩보 작전 및 작전에 참여하는 요원들의 이름 등 미국의 최고 국방 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다. 또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동에서 방첩 활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입대한 지 12년 만에 위트는 공군에서 나와 2년여 간 부즈앨런해밀턴과 셰네가페더럴시스템스 등 민간 IT 기업에서 일했다. 이후 위트는 2010년 조지워싱턴대에 입학에 2년 후 중동학 학위를 따고 졸업했다.

조국 배신한 변절자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위트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사이버 요원들에 의해 영입됐다. 위트는 미 국방부의 특별취금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와 과거 공군 동료들의 신원 정보를 IRGC에 넘겼다. 그 대가로 IRGC는 위트에게 주거지와 컴퓨터 시설 등을 제공했다.

IRGC 사이버 요원들은 이 정보를 이용해 위트의 전 방첩 동료들을 페이스북에서 추적해, 이들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악성 바이러스 및 이메일 피싱 등을 이용해 이들의 컴퓨터에 접근했다.

'할리우디즘' 컨퍼런스와 동영상 출연

위트가 처음 이란을 방문했을 때 그는 '할리우디즘'이라는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할리우디즘은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반(反)이란적 특성을 담은 영화를 일컫는 말로 할리우디즘 컨퍼런스는 미국의 도덕적 기준을 규탄하고 반미주의를 조장하는 모임이다.

미국 재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할리우디즘 컨퍼런스는 IRGC가 지원하고 스파이를 영입하기 위한 행사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위트에게는 이 컨퍼런스가 터닝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컨퍼런스에 참여한 후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됐고 삶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한 위트는 이를 계기로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그의 개종 의식은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이후 위트는 TV에 방송된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위트가 이란에서 귀국한 지 몇 달 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위트에게 이란 정보기관이 접근해올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위트는 FBI 요원들에게 국방 정보를 이란에 넘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FBI의 경고는 결국 현실이 됐다.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2012년 6월 한 이란 정보 요원이 미국을 방문해 위트에게 영화 조감독 자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 방영된 이 영화는 반미주의로 점철된 영화였다.

이듬해 위트는 두 번째로 이란을 방문해 할리우디즘 컨퍼런스에 다시 참석했다. 이번에는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12년간 몸담았던 미국 정부를 공공연히 비난했다.

위트는 이후 이란으로 가고 싶다는 의향을 표했으며 결국 2013년 8월에 이러한 바람이 실현됐다.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위트는 이란 수도 테헤란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자신에게 조감독 자리를 제시한 이란 정보 요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나는 이제 해방이다.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위트는 인터뷰에서 12년간 몸담았던 미국 정부를 공공연히 비난했다(사진=ⓒ게티이미지)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