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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예술과 그 아티스트를 분리하기 힘들어 발생하는 문제
2019-06-26 18:29:55
장희주
▲할리우드는 미투 운동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은 산업 분야다(출처=123RF)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이 이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으로 퍼졌다. 특히 할리우드는 미투 운동이 처음 시작된 곳인 만큼 다양한 아티스트들에 대한 대중들의 심판이 더 엄격한 곳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산업계를 고이고 썩게 만드는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의 대부분이 배우, 작가, 코미디언, 가수, 감독, 음악가, 애니메이터, 화가 등 훌륭한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다. 팬들은 작품과 배우, 작품과 제작자를 분리해 생각하기 힘들기 떄문에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는 좋아했던 작품을 창작자 및 출연진의 부적절한 행동 때문에 이제는 싫어해야 하는가?

이것은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나란히 등장한 흥미로운 담론이다. 그것은 나쁜 일일까? 우리는 창작자의 부적절한 행동과 관계 없이 예술을 소비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시작

미투 운동은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이 몇 년 동안이나 배우들, 특히 신인 여배우들을 학대하고 난 다음 겨우 터져나온 이야기다. 하비 와인스타인과 일했던 대부분의 신인 여배우들이 학대 및 성폭력의 피해자였다. 이들을 일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당한 대우도 참아야 했다.

와인스타인은 계속해서 비난을 진압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런 시도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할리우드 산업 전반으로 퍼진 미투 운동은 이제 다른 산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리빙 레전드'와 마이클 잭슨

미투 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이들에게 있어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는 직장이자 삶의 터전이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부조리함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많은 대중들이 드러난 진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아마도 최근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리빙 네버랜드'일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범죄 및 착취 문제에 대해 다룬다.

지난 2003년 웨이드 롭슨과 제임스 세이프척 등이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혐의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은 소년기 및 사춘기 시절에 마이클 잭슨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고, 그 상황을 나중에야 깨닫게 됐다.

그러나 팝의 황제를 상대로 이런 의혹을 제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제서야 이들의 목소리를 듣게 됐을까? 마이클 잭슨이나 그의 음악이 우리의 눈과 귀를 닫은 것일까?

 

예술가 없는 예술

우선 우리는 예술 작품이 사람들에게 뭔가를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술 작품은 예술가의 열렬한 열정과 헌신으로 창조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예술 작품과 예술가를 동일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부는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따로 떨어뜨려 독립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코미디언 루이스 C. K. 는 성추행 파문을 일으켰지만 사람들은 그가 예전에 했던 코미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잭슨은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타이자 심벌이었다. 그는 수많은 비백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만든 존재이기도 했다.

이민자의 아이들은 마이클 잭슨을 보며 꿈을 키웠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었다. 그러다보니 그의 아동 착취 및 성추행 혐의가 제기된 후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거나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의 부적절한 행동과 예술성을 양립해 생각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다.

결국 이것은 대중들의 주관적인 선택에 달린 일이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 다른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남성 피해자들도 목소리를 내게 됐다(출처=플리커)

진실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일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예술가들은 여전히 승승장구하며 돈을 벌고 있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인 이유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자본으로 굴러간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원칙이 중요한 시대가 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가의 영향력이 큰 경우에는 그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저질렀더라도 무작정 해당 인물의 출연작이나 노래 등을 금지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예술가는 혼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해당 작품의 성공은 예술가 하나만의 성공이 아니라 다른 모든 스탭들의 생계가 달린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가? 만약 이들이 예술가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면 앞으로 나서야 할까? 생계를 위해 침묵해야 할까? 이 주제에 대해서는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