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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잊혀진 역사의 회복을 꾀하는 미얀마 반군
2019-05-28 17:52:00
허서윤
▲로힝야 위기가 발생하기 전, 미얀마 라킨 주에는 잊혀진 역사가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미얀마의 라킨(라카인)주는 오랜 세월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 살았던 아라칸(Arakan) 자치 왕국의 일부였다. 나라의 다른 지역과 분리된 라킨 지방은 코끼리와 표범이 배화하는 정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 장소

뉴욕 타임스의 기자 한나 비치는 라킨주의 주도인 시트웨가 잊혀진 장소라고 묘사했다. 이 도시에서는 밤에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소음이 도시를 가로질러 날아다니는 거대한 과일박쥐의 날갯짓 소리다.

라킨주 도시의 소박한 분위기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래 계속해서 비참한 불행과 유혈 사태를 맞이한 이곳의 폭력적인 분위기와 모순된다. 2019년 1월 4일 미얀마의 독립 기념일에 라킨주에서는 다시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무장반군이 경찰 본부를 습격해 14명의 경찰관을 살해한 것이다.

이후 2019년 2월까지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고 일곱 살짜리 어린 아이가 총격에 휘말려 사망하거나 두 경찰관이 지뢰 폭발로 사망하기도 했다. 당국은 무장반군들을 비난했다. 미얀마 군부는 폭력 사건의 범인들을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라킨주의 주도인 시트웨는 잊혀진 도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학살과 소수 민족 정화

라킨주는 마치 사라예보나 다르푸르와 비슷한 역사를 지녔다. 대량 학살과 소수 민족 정화라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에는 미얀마의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도들이 이슬람교인 로힝야족을 대량 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이후에도 강간, 살인 등의 범죄가 이어졌다. 국제연합(UN)은 이것을 제노사이드라고 선언했다.

최근에 발생한 습격을 수행한 사람들은 로힝야족 반군이 아니다. 이들은 아라칸족 반군이다. 아라칸족은 대부분 라킨의 불교도이며, 라킨이라는 이름보다는 아라칸이라는 이름을 선호한다. 이들은 2009년에 설립된 신생 반군으로, 로힝야 무슬림 반군들이 죽인 것보다 더 많은 수의 미얀마 군인들을 살해했다.

미얀마 총사령관 대변인은 아라칸 반군이 2020년까지 라킨주를 손에 넣기 위해 더 자주 공습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트웨의 거리에서 계속되는 분노

미얀마 정부가 현재 시트웨를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 거리에는 분노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라킨의 불교도들은 로힝야의 이슬람교도들이 겪은 불행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 또한 로힝야 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분노로 인해 박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아라칸 국가 정당의 전직 지도자인 우 아예 마웅은 "라킨의 불교도들은 로힝야족이 아닌 정부에 의해 박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에 일어난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 청소 문제는 무시했다.

마찬가지로 라킨 여성 연합의 사무총장인 다우 사우 우 뉸트 킨은 "미얀마 군대가 강간을 무기처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뉸트 킨 역시 로힝야 무슬림들 또한 피해자라는 인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뉸트 킨은 "미얀마 군대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강간을 저지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로힝야족은 인구가 많고 여성들이 혼자 남아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트웨의 거리에서는 미얀마 군대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로힝야족의 대가족들

라킨의 사람들은 로힝야족의 인구 규모가 매우 크며 라킨의 불교도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 매장된 천연 가스 매각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많이 돌아가지 않는 점도 불만스럽게 여긴다.

라킨은 미얀마 국경의 다른 해변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시트웨의 주민들은 하루에 2시간만 전기를 공급받았다. 컴퓨터를 사용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지역 도서관에서 기다렸다가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에 컴퓨터를 써야 했다.

그런 시트웨의 해변에 한국인 투자자들의 후원으로 콘도 미니엄 건물 및 해산물 식당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킨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오지 않았다.

라킨에서 민족주의 감정이 점점 커지면서 아라칸 반군은 7,000명의 무장 세력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이들의 세력이 2,5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국제위기그룹은 미얀마에서 더 큰 무력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라킨의 지도자들, 감금되다

증가하는 저항 세력에 대한 보복으로 미얀마 정부는 라킨의 지도자들을 억류하고 있다. 아예 마웅은 이미 1년 넘게 감옥에 갇혀 있으며 반역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아내에 따르면 아예 마웅이 2020년 선거 기간 라킨 사람들을 단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그를 가뒀다고 한다.

아예 마웅이 감옥에 갇힌 이유는 그가 약 230년 전 버마의 침략으로 몰락한 아라칸의 마지막 왕국을 기념하는 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2018년 1월에도 미얀마의 보안군이 과거 아라칸 왕국의 수도였던 므약 우에서 시위대를 폭행해 9명이 사망하는 충돌이 발생했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