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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IS 조직원' 필리핀 부부, 시리아 포로소용소에 구금
2019-06-26 18:29:55
조현
▲한 필리핀 부부가 시리아에서 IS 조직원으로 활동하다시리아 포로수용소에 구금됐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엘렌 바리가와 남편 모하메드 레자 키람은 이슬람국가(IS)의 외국인 무장 대원이었다. 2019년 1월 두 사람은 미군 주도 연합군의 포위·공격이 한창이던 IS의 마지막 점령지 바구즈에 있었다.

두 커플은 종교가 서로 달랐다. 바리가는 가톨릭 신자로서 비스니스 스쿨을 졸업한 수학자였고, 왕가 후손으로 컴퓨터 전문가였던 키람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다. 종교 화합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었던 두 사람은 동남아시아의 IS 연계조직에 합류하면서 위험한 길을 걷게 된다.

키람은 IS 연계조직에서 신병 모집자로 활동했다. 카림은 필리핀 남부에서 벌이던 '성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아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 갈등이 첨예한 필리핀 남부는 IS 무장 세력의 활동무대로 익히 알려져 있다.

 

키람은 당시 동영상에서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던 한 포로를 칼로 참수했다. 이 때문에 2018년 미국 국무부의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무슬림으로 개종한 바리가는 필리핀 내 IS와 여타 테러 조직간 자금 전달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보국에 따르면 바리가는 과거 세례명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왔다.

지와 미를 겸비한 두 사람은 단숨에 동남아시아 IS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이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돌아선 배경을 필리핀 당국은 물론 가족들도 잘 모르는 눈치다.

실제로 두 사람의 가족과 친인척들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주변의 증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던 것도 아니고 인터넷 서핑이나 여행을 즐기는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바리가는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학교생활에 모범적이었다(사진=ⓒ123RF)

바리가는 필리핀 다바오 교외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성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아버지는 코코아 회사에서 근무했다. 바리가는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학교생활에 모범적이었다. 이후 아테네오 데 다바오 대학교에 입학해 회계학을 전공했다.

키람은 과거 필리핀 내 여러 섬을 지배했던 왕가의 후손이었다. 아버지는 사업가, 어머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키람이 풍족하게 살았지만 부모의 온정을 받지는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2012년 키람은 필리핀 삼보앙가의 한 버스 터미널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바리가와 키람은 다바오 야간 시장에서 폭탄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국적 남성과 그의 필리핀 아내도 함께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남성은 경찰에 저항하다 사살됐고, 남은 세 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2015년 두 사람은 부모 모르게 일본을 경유해 터키로 갔고, 터키에서 시리아로 이동해 IS에 합류했다. 현재 두 사람은 다른 IS 외국인 무장 대원들과 함께 시리아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다. 필리핀 당국은 그들의 거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한편 바리가의 소식을 전해들은 아버지 에드가 바리가는 "딸이 수용소에 갇혀 있긴 하지만, 최소한 살아 있다는 것은 알게 되어 기쁘다"며 울먹였다.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