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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시리아민주군 '바구즈 탈환', 갈 곳 잃은 IS…"테러의 위험 여전하다" 
2019-06-26 18:29:55
허서윤
▲IS가 '칼리프 국가 건설'을 공식 선포한 지 약 4년 9개월 만에 모든 점령지를 상실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미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이 지난 24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점령지 시리아 바구즈를 탈환했다. 

IS가 '칼리프 국가 건설'을 공식 선포한 지 약 4년 9개월 만이다. 한때는 영국 면적의 영토에서 1,200만 명을 지배했던 IS가 이제 점령지를 완전히 잃었다.

시리아민주군이 바구즈에서 IS를 몰아내기까지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IS는 자동차나 드론 폭탄을 활용해 게릴라전을 벌였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이면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이 전선을 내달리기 일쑤였다.

사실 바구즈 탈환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시리아민주군과 이라크 정부군을 비롯한 미국 연합군이 바구즈의 동서남북을 둘러싼 가운데 IS 무장대원들의 가족들이 굶주림을 참지 못해 줄줄이 투항하기 시작했다. 

자포자기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떠밀려 투항한 듯 시리아민주군은 물론 서방 기자들을 향해 적개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키노 가브리엘 시리아민주군 대변인은 바구즈 탈환은 시리아민주군은 물론 전 세계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다만 신중함은 잃지 않았다. 

대변인은 IS 점령지가 사라졌다고 해서 IS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에 산재한 IS 잔당은 2만여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구즈 탈환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 모든 IS 점령 지역을 해방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IS 선전에 현혹돼 IS에 가입하는 젊은이들은 결국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다"며 "IS는 패배자이며 항상 패배자가 된다"고 비난했다.

▲IS는 전성기 시절 영국에 맞먹는 영토를 차지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IS는 그 세력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14년 말 시리아 영토의 25%, 이라크 영토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영국 영토에 맞먹는 규모였다. 

IS가 차지한 것은 단순히 땅덩이가 아니다. 시리아 면화 수확량의 4분의 3, 이라크 밀 수확량의 40%를 빨아들였고, 수력발전 댐, 인산염 광산, 유전 등을 틀어쥐었다.

IS는 거대한 영토를 발판 삼아 전무후무한 무장단체로 발돋움했다. 조세를 거두고 천연자원을 내다 팔아 부를 축적,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으로 부상했다. 

부는 세력 확장의 수단이 됐다. 무기와 인력을 확충했고, 테러 공격에 활용 가능한 드론 등의 값비싼 첨단 장비를 사들였다.

IS는 점령지에서 쓰레기 수거나 예방 접종 등의 기초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했다. 여러 행정부처는 물론 감옥, 훈련캠프도 들어섰다. 

IS가 점령하기 이전부터 정부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던 곳이었다. 이는 결국 대중의 환심을 샀고, 결과적으로 신입 무장대원이 줄을 잇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언뜻 보면 IS의 점령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IS는 마을을 현대화하는 한편 악행도 서슴지 않았다. 

IS가 점령하는 동안 고대 예배당의 벽은 사격연습의 표적이 됐고, 팔미라 고대 신전의 기둥은 섬뜩한 처형 영상의 배경으로 전락했다. 

특히 IS는 소수민족 야지디족을 '이단'으로 간주해 집단학살하고 남자아이들은 IS 대원, 여성은 성노예로 착취했다. 이런 식의 반인륜 전쟁 범죄가 부지기수다.

마지막 점령지까지 잃은 IS지만 그들의 테러 활동은 여전하다. 미국 워싱턴 근동 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한 이후 10개월간 이라크에서 벌어진 IS의 테러가 수천 건이 넘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IS의 패망을 선언한 이후 시리아에서 벌어진 IS의 테러는 182건에 이른다.

IS 점령지가 사라졌지만, 이들의 테러 위협마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죽음이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수만 명의 IS 추종 세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테러 전문가들은 "IS가 온라인에서 선전 선동 및 테러 모의를 지속하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