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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동유럽 국가 언론인 수난 시대…살해 협박에 납치까지
2019-05-28 17:54:46
조현
▲N1 발칸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세르비아 방송국은 우편으로 대량 살상 테러 위협을 받았다 (사진=ⓒ123RF)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발칸 반도와 세르비아의 언론인들이 살해 협박과 테러에 시달리며 수난을 겪고 있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부치치 행정부가 언론의 가치를 잘 알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전 대통령들은 사실 부치치 대통령만큼의 시간을 언론에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임기 동안 언론을 향한 공격이 부활하고 있다. 이는 언론탄압이 극심했던 1998년~2000년대의 암흑기를 상기시키고 있다.

지난달 5일 N1 발칸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세르비아 방송국은 우편으로 대량 살상 테러 위협을 받았다. 이 방송국의 책임 프로듀서는 세르비아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언론인이 지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비난했다.

▲얼마 전, 방송국을 노렸던 살해 위협은 그저 많고 많은 살해 위협 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 일뿐이다(사진=ⓒ123RF)

N1 TV 방송국 살해 위협

이고르 보지크 책임 프로듀서는 세르비아의 정치인들이 표명한 언론에 대한 반발심이 이러한 살해 위협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위협은 언론인들을 위협에 빠트리고자 한 악의적인 의도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검찰은 이를 수사하는 데 한치의 편견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N1은 이미 협박 편지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를 통해 편지의 발신자가 세르비아 전쟁 참전 용사 협회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협박 편지에는 '1999년 전쟁의 베오그라드 참전 용사'라고 서명이 돼 있었다. 이는 실존하는 참전용사 단체이나, 협회의 수장은 살해 위협에 대해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보지크에 따르면, 그의 방송국 동료들은 웹상에서 반 세르비아,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이렇게 언론인을 낙인찍는 행위는 세르비아 정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법이다.

코소보, 1998년에서 2000년까지

발칸 반도는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와 같은 국가를 지칭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특히 이 세 국가와 세르비아 사이에 끼인 코소보는 분쟁 지역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발칸 전쟁은 오스만 제국을 전복시켰다. 그 후,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는 세계 1차 대전을 거치며 유고슬라비아로 통합됐다. 그 과정에서 코소보가 세르비아에 할양됐으며, 세계 2차 대전 후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코소보 자치구가 되었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질성 등으로 코소보 내의 세르비아인과 알바니아인 사이의 긴장이 고조돼 때때로 폭력 사태를 유발하기도 했다. 결국 1998~1999년 사이 코소보 전쟁이 발발, 유고슬라비아군이 철수하게 된다. 그 후, 이 지역은 유엔(UN)임시행정기구의 보호를 받게 됐다.

코소보 전쟁 중, 많은 기자가 납치돼 살해당하며 수난을 겪어 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14건의 미해결 사건이 남아 있으며 이러한 미해결 사건에는 살해·납치 사건들이 존재한다.

정치인들의 책임

부치 대통령은 1월 마지막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 경제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위기에 놓인 언론의 자유'라는 토론의 패널 중 한 명이었다. 토론의 패널은 워싱턴 포스트의 책임 편집장 마티 바론 등이 있으며 사회자로는 로이터 편집장인 스티븐 J. 아들러가 있었다.

세르비아의 언론인 타마라 스크로조는 "부치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들이 언론인을 위협하는 공격에 가담하며 언론인들을 향한 위협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부치 대통령은 세르비아의 기자들을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크로조는 대통령을 향해 불신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대통령은 자신이 마치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는 듯 행동하고 있다"며 "대통령이라면 허위 사실을 퍼트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회의감을 표출했다.

이것이 세계 경제 포럼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은 세계 공동체가 세르비아의 문제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