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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제노사이드 협약 체결 70년, 집단학살 근절했나
2019-05-28 17:55:31
허서윤
▲집단학살은 국가, 민족, 종교, 인종 등의 이유로 신체적 및 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범죄다 (사진=ⓒ게티이미지)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집단학살을 막기 위해 체결된 '제노사이드 협약'이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48년 12월 9일, UN 총회는 최초의 인권 조약 제노사이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UN이 설립되고 3년 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제노사이드 협약이란?

제노사이드 협약은 집단학살 범죄에 대한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이다. 집단학살은 국제법 하에서 범죄로 간주되고 있으며 현재 세계 140여 국가가 이 협약에 가입한 상태다.

제노사이드 협약 2항에 따르면 집단학살이란 국가, 민족, 종교 집단을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할 의도를 가지고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또 출산을 막는 조치를 취하거나 신체적 및 정신적 위해를 유발하거나 집단에 속한 아동의 유괴를 자행하는 행동도 의미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 협약에는 평화의 시대에서도 전시만큼 집단학살이 자행될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아울러 3항에서는 처벌 가능한 행위가 제시되어 있다.

역사상 집단학살

홀로코스트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집단학살 가운데 하나다. 폴란드 출신 법학자 라파엘 렘킨은 당시 거의 모든 가족을 잃었다. 따라서 그는 또 다른 집단학살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노사이드 협약을 옹호하고 있다.

홀로코스트 당시, 최소 600만명의 유대인이 사망했으며 나치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른 집단도 박해를 받았다. 따라서 유럽연합은 이 협약을 통해 다시는 그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할 것을 공언했다.

그러나 세계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1994년, 국제사회는 르완다에서 발생한 집단학살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당시 100일 만에 투치족 1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리고 르완다 집단학살 사건이 발생한 1년 후에도, UN은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에서 발생했던 스레브레니차 집단학살을 중재하는 데 실패했다.

이처럼 여러 차례 발생한 집단학살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반복되면서 제노사이드 협약은 그 자체를 쇄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그 결과,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가 출범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1948년의 제노사이드 협약을 현실화한 것이었다. 또한, 포스트 제노사이드 예방에 대한 특별 고문 제도를 수립했다.

이 특별 고문은 사무총장에게 사건을 알리고 사무총장은 임박한 집단학살을 안보위원회에 알리게 되는 방식이다. 그 과정을 통해, 제노사이드 협약은 집단학살이 발생하기 전에 가능한 조치를 찾게 되는 것이다.

2005년 세계 정상회의 당시,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은 자국의 시민을 집단학살과 전쟁, 인권에 대한 범죄, 인종 청소로부터 보호할 것을 맹세했다. 그리고 한 국가가 상황을 해결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합의했다. 이를 '보호 책임'이라고 불렀다.

70년 후

제노사이드 협약이 체결되고 UN 회원국들의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70년 후 세계 각지에서는 집단학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제노사이스 협약은 임박한 집단학살의 경고성 신호를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항상 해결 조치는 지연되거나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미얀마와 남수단, 시리아에서 발생한 집단학살은 제노사이드 협약이 실패한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제노사이드 협약의 아다마 디엥 UN 특별고문은 "우리는 예방 조치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했다"며 "집단학살의 위험 인자 해결에 필요한 회복력을 구축하지 못했으며, 경고 신호를 확인했을 때 시의 적절하고 결연하게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약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시킬 잠재력이 없는 것"이라며 "협약에 대한 보편적인 비준이 있어야 세상에서 집단학살이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45개 회원국은 아직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디엥 특별고문은 이 회원국에 호소문을 보냈다. 

▲최근 시리아에서도 집단학살이 발생했다(사진=ⓒ게티이미지)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