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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테러 무기의 진화 '드론'...각국 정부 우려 커져
2019-05-28 17:56:13
장희주
▲민간 드론을 테러에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첨단 기술의 상징인 드론은 1930년대 첫 등장 이후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인명 구조, 화재 진압, 택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십분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드론을 테러에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러범들은 대부분 칼, 총, 차량, 폭탄 등을 이용해 테러를 일으켰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 2004년 러시아 베슬란 인질극, 2008년 뭄바이 테러, 2001년 9.11 테러, 2013년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2015년 파리 테러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량 살상 테러는 모두 이런 무기들을 활용해 이뤄졌다.

칼은 테러 무기에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일종의 시작점이다. 물론 지금도 테러범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다. 이른바 '참수 동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그 예다.

소총은 혼자서 손쉽게 대량 살상을 일으킬 수 있어 단독범을 지칭하는 '외로운 늑대'들이 선호한다. 테러범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화기는 자동 소총 AK-47과 반자동 소총 AR-15이다.

▲드론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테러 무기로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AK-47은 저렴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AR-15는 최근 미국 내에서 벌어진 대량 살상 테러에 자주 이름을 올려 악명을 떨쳤다. 2015년 샌버너디노 카운티, 2017년 라스베이거스,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테러에 사용된 소총이 모두 AR-15였다.

유럽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빈번하다. 최근 대량 사상자를 낸 테러 9건 중에서 6건이 차량을 이용한 범행이었다. 테러범들은 차량에 폭탄을 싣거나, 사람들이 붐비는 지역에 돌진하는 방식으로 참사를 일으켰다.

2017년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량 한 대가 보행로에 돌진해 13명이 죽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해 영국 런던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 8명이 죽고 최소 50명이 다쳤다. 런던 테러범들의 경우 차량 돌진으로 끝나지 않았다. 테러범들은 차에서 내려 사냥용 칼로 사람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2015년 4월 일본에서는 정부의 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한 남성이 총리 관저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을 담은 소형 드론을 날려 보내는 일이 벌어졌고, 같은 해 1월 미국 백악관 잔디밭에 통제력을 잃은 드론 한 대가 추락한 일이 있었다. 2018년 8월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한 드론 테러가 시도되어 전 세계를 긴장케 했다.

지난해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드론이 테러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은 점증하는 드론의 위협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기고문을 통해 "무기화된 드론의 위협은 이제 현실이 됐다. 드론의 위협은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드론은 구입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조달 과정에서 증명 절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해 사전 차단이 어렵고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형 테러 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