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타락한 성직자의 말로인가 음모인가…조지 펠 추기경 6년형 선고
2019-06-26 18:29:55
유수연
▲1996년에 두 명의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조지 펠 추기경이 6년 형을 선고받았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조지 펠 추기경이 호주 멜버른 법정에서 6년 형을 선고받는 장면은 생방송으로 중개됐다. 

그는 지난 1996년에 두 명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형을 선고받았다.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톨릭 관계자 중에는 펠의 신분이 가장 높다.

영원한 고통

펠의 판결 직후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고소인 중 한 명이 쓴 성명서를 그의 변호사가 발표했다. 변호사는 "사건은 유죄 판결이 났지만 내 고객은 영원히 고통과 좌절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가 어릴 때 겪은 일이지만 그 일은 앞으로도 그를 괴롭힐 것이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와 활동가들은 각자 혼란스러운 감정을 품고 법정을 떠났다. 몇몇은 펠이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살이를 하게 됐다는 것을 환영했지만 일부는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한 처사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펠의 사례가 전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과장된 판결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를 지지하는 한 사람은 펠이 나이가 많다는 것을 법원이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펠은 훨씬 어린 소년들을 성폭행했으며 당시 그는 대주교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너무 짧은 징역 기간

펠은 가석방을 받을 자격을 얻을 때까지 최소 3년 8개월 정도는 복역해야 한다. 한편 그가 6년의 징역형을 받은 데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것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호주에서는 이런 종류의 범죄에 최대 50년 형을 내릴 수 있는데, 6년은 그에 비해 짧다는 것이다.

펠 사건의 수석 판사인 피터 키드는 "펠의 범죄가 오만함으로 가득 찬 것이며 성직자임에도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언급했다. 그의 성적 비행이 소름 끼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펠이 선고를 받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성적 학대의 증거를 모으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호주의 법률 시스템상, 성적 학대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증거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법원이 증거를 확인한 것도 불과 2주 전이었다. 증거는 수개월 동안 기밀로 유지됐다.

 

펠, 결백을 주장하다

가톨릭교회의 전 재무 책임자이자 프란시스 교구의 고문 중 한 명인 77세의 추기경 펠은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다. 펠의 변호사들은 그의 신념을 들며 호소했다. 호주의 전 총리인 존 하워드 또한 펠의 편을 들며 그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탄원서를 작성했다.

펠은 전 멜버른 대주교이기도 하다. 그는 작년 12월 5건의 성적 학대로 기소됐다. 5건 중 3건은 아동과 함께 있던 상황에서 음란 행위를 한 것이고 2건은 16세 미만의 어린이와 성행위를 한 것이다.

▲조지 펠은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다(사진=ⓒ셔터스톡)

강력한 증거

가장 큰 증거는 피해자의 증언이었다. 피해자는 1996년 말, 멜버른의 패트릭 대성당에서 미사가 열린 후 이동하던 중 펠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펠은 이 피해자와 또 다른 13세 소년을 함께 데려가 소년들의 성기와 몸을 만지고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거나 소년들에게 바지를 벗으라고 명령했다.

키드 판사가 이런 증언에 대해 읊는 동안 펠은 법정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판사는 사건이 일어나는 도중 소년들이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펠은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펠의 변호사들은 펠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명성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소년들을 성폭행하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배심원단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펠은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펠은 지난 2005년에 추기경에 임명됐으며 2014년에는 사무총장이 돼 바티칸의 재정 문제를 관리했다.

펠은 대단히 보수적인 인물로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동성애자인 부부가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반대한 바 있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