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국제 테러(Terrorism)
중동서 입지 좁아진 IS, 필리핀에서 새 활로 모색
2019-05-28 18:15:46
김지연
▲필리핀 남부의 민다나오섬이 IS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동남아시아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

한때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를 주무르며 세를 펼쳤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미군 주도의 동맹군과의 많은 전투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영토가 줄어들고 있다. 현재는 시리아 동남부의 한 마을인 바그후즈에서 가까스로 그 명맥을 이어갈 뿐이지만, 이 곳 역시 연합군이 포위함에따라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하지만 바그후즈가 붕괴된다고 해서 IS가 종말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중동이 아닌 동남아시아로 그 거점을 옮기며 여전히 세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이들은 필리핀을 중심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필리핀 민다나오, IS의 비옥한 땅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때묻지 않은 황무지의 땅이자 정부의 강력한 공권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필리핀 남부의 민다나오섬은 IS에게 가장 최적의 장소가 됐다. IS에게 자신들의 신병을 모집하는데 이 곳만큼 더욱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은 드물다. 실제로 이 곳에서 IS는 수많은 아동 및 청소년 병사들을 유혹하고 끌어들이며 자신들의 병사로 훈련시켰다.

모톤단 인다마 역시 이전 IS에서 소년병으로 활약했다. 그의 사촌 역시 IS 전투원으로, 그는 사촌이 왜 IS에 가입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확실히 IS가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인다마의 사촌인 후루지 인다마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아부사야프의 수장이다.

IS가 이처럼 필리핀을 타깃으로, 자신들의 병사를 대대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6년으로, 이들이 신병 모집 선전용으로 잘 활용하는 온라인 동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신병 모집용 동영상은 이라크와 시리아로 직접 갈 수 없는 많은 필리핀인들을 유혹하며 IS로 발길을 옮기도록 만들었다.

정보 기관에 따르면, IS가 제작한 이 지하드 성전은 필리핀외에도 체첸과 소말리아, 그리고 예멘까지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불과 1년만에 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 세력들이 민다나오섬 라나오델수르주의 마라위시를 점령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5개월에 걸친 전투끝에 필리핀 정부군은 IS로부터 마라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도시는 곳곳이 붕괴되고 파괴됐으며, IS와 반군 단체 등 총 900여명이 사망했다.

이중에는 아부사야프의 전직 사령관이었던 이스닐론 하필론도 포함돼 있었다. 하필론은 IS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후 동남아시아 그룹의 리더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 전투 승리로 IS를 필리핀에서 무찔렀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당시 마라위 전투에서 IS에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IS를 추종하는 잔당 세력들은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하며 세력 과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평화폭력테러리즘연구소'의 소장인 롬멜 반라오이는 이와 관련해 "IS는 자금을 이용해 필리핀에서 조직원을 모집하고 있다"며 "IS는 오늘날 필리핀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복잡한 문제로, 그들이 필리핀에 존재하지 않는척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홀로섬의 한 성당에서 발생한 테러 역시 IS에 충성을 맹세한 아부사야프가 배후로 지목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필리핀 경찰, 성당 폭발 배후로 아부사야프 지목

현지 경찰은 그러나 대성당 공격이 발생한지 일주일만에 아부사야프를 테러 배후로 선언하면서 사건을 종결지었다. 게다가 당국은 지역 내 반군 등 저항세력이 IS와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을 모색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거의 알지 못한 상태다.

또 교회 관계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방문할 당시 여러 테러 증거들을 짓밟고 다녔다고 비판했다. 당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해 경찰 수사관들은 범죄 현장에 접근하지도 못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했다.

IS, 성당 폭탄 공격 배후 주장

IS 역시 폭탄 테러가 모로로 출신의 IS 전투원이 자행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정부는 처음에는 외국인 자살 폭탄 테러를 공격의 배후로 지목하지 않았다. 내무부 장관인 에두아르도 아노 조차 해당 사건의 배후로 인도네시아 출신의 부부로 지목하면서 IS를 공격의 가해자로 선언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필리핀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거의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자 필리핀 정부는 갑자기 입장을 선회해 해당 폭탄 테러가 독일계 모로코인의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처럼 현재 필리핀에서의 IS 존재는 특히 민다나오섬에서 쉽게 목격된다. 최근에는 바실란에서 이전 아부사야프 조직원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의식이 치러지기도 했는데, 군인 수가 주택 수혜자 수보다 훨씬 더 많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

IS의 영향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젊은층도 많다. 11세때 마을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부사야프에 합류했다 현재 22살이 된 젬 하빙은, 테러 그룹에 다시 합류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아부사야프가 자신이 전투에서 죽으면 내세에서 보상받을 것이라고 설득했다며 그것은 올바른 길이었다"고 말했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