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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美·英 '가축 절도 범죄' 기승…"마킹 시스템 적극 도입해야"
2019-05-28 18:18:17
조현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가축 도난이 잇따르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 등지에서 가축 도난이 잇따르고 있다. 농민들과 정부는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범죄 방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급증하는 가축 도난

LA 타임즈에 따르면 올해 초에는 미국 프레스노 카운티에서 무려 2만 7,000달러(약 3000만 원) 상당의 염소 무리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카운티 보안관 대변인인 토니 보티는 20마일(약 32km) 미만 지역에서 염소 도난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축 절도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문 일이지만, 최근 2달에 걸쳐 60마리 이상의 염소들이 사라지면서 점차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절도가 한밤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것도 어렵다.

킹스버그의 크리스티 피케트 역시 지난 7일(현지시간) 친구에게 맡겼던 자신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당시 염소들은 최근 마을을 강타했던 폭풍우로 우리를 수리하는 동안 친구 농장에 맡겨진 상태였다. 

특히 이들 염소는 대학에 다니는 자녀들의 재정적 지원을 위해 사육되고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티의 가족에게 이번 염소 도난 사건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도난당한 11마리의 염소 가운데 4마리는 되찾았지만, 여전히 7마리는 오리무중이다. 

법 집행관들은 염소 도난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식량에 의한 목적일 가능성을 들었다. 그러나 피케트는 염소는 고기로 많이 활용되지 않기 때문에 번식 목적으로 훔쳐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지난 2011년 이래로 상품 가격 상승으로 가축 도난 사례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범죄자들이 염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 창출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급증하는 가축 도난은 재정적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농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LA 타임즈는 크리스티 가족이 단지 염소를 기르는 것을 넘어 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서 증가하는 양 도난

가축 도난은 비단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영국 역시 가축 도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범죄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으면서 농민들은 고민과 우려에 빠지고 있다. 파밍UK에 따르면, 가축 도난은 보호받기도 꽤나 힘들다. BBC 역시 지난 몇 년간 양을 중심으로 가축 도난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 도난이 가장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하트퍼드셔에서는 총 9,635마리의 양이 도난당했는데, 이 가운데 지난해에 도난당한 수치만 해도 381마리에 이른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테링턴에 소재한 한 농장에서 어깨 부위에 녹색 표식이 있는 20마리의 양이 도난당했으며, 15일에는 다른 농장에서도 17마리의 새끼 양들이 도난당했다.

웨스트 머시아 경찰은 도둑들이 범죄를 수행하는데 용이한 가시철조망을 선호한다면서, 또한 가축들을 몰아 준비된 트럭에 싣는 등의 어느 정도 조직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0마리의 암양들을 도난당했던 콘월의 제레미 호스킹은 당시의 도난 행위가 전문적이었다며, 한밤중에 가축들을 트레일러로 몰기 위해 개를 동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양 도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범죄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정책

이러한 급증하는 가축 도난을 해결하기 위해 농부들과 정부는 저마다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농부들은 마킹 시스템을 도입해 도난을 적극 저지한다는 전략이다. 

3,000여 마리의 양을 방목하고 있는 드러먼드 에스테이트 역시 이 방법을 택했다. 그는 '텍트레이서' 도난 방지 시스템을 사용해 양털에 마이크로닷 표식을 주입하면 범죄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농민조합상호보험사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가축 절도에 든 비용은 4,450만 파운드(약 667억 7,000만 원)으로 이 수치는 2010년 이래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새로운 법안을 채택해 농민들을 가축 도난으로부터 더 철저히 보호해줄 전망이다. 지난 5일 보도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새로운 법은 곧 통과될 전망으로, 동물 절도를 저지를 경우 7년형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토지나 가축 절도의 목적이 의도적이었다는 사실로 입증되면 약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앤드류 리틀 법무부 장관은 가축 절도와 관련된 범죄 행위가 뉴질랜드 동물 농업 산업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범죄로 인해 업계에 드는 비용 역시 약 1억 2,000만뉴질랜드달러(약 930억원)에 이르고 있어, 일단 법안이 채택되면 농민의 복지및 생계 보호 조치는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또한 범죄로 고통을 겪는 지역 사회의 보호도 강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결핵의 원인인 미코박테리움 보비스(M. Bovis)의 발병을 통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죄 급감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 가축 도난은 현재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으로 이러한 범죄의 결과로 농민의 생계는 감소하고 동물 권리와 복지 문제는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도난당한 가축에 특정 질병이 발생하거나 오염될 경우, 이를 최종 소비자가 구매했을 때 발생할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