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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과테말라 의회', '반인륜 범죄자' 사면 법안 발의 '논란'
2019-06-26 18:29:55
유수연
▲과테말라는 반인륜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사면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과테말라 의회가 내전 중 반인륜 범죄로 기소된 죄수의 사면을 허용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법안이 통과되면 30명 이상의 죄수를 석방하게 되는데, 그들 중 대다수는 전직 장교로, 지난 1960년부터 1996년까지 치러진 내전과 관련된 현재와 미래의 재판이 무효화 된다.

과테말라의 군 엘리트들과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는 이 법안은 이미 지난 1월 세 차례의 의회 낭독 중 첫 번째를 통과했다. 이것은 과테말라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토착민을 대표하는 일부 시민사회 집단을 격분시켰다. 토착민의 80% 이상이 내전의 피해자였다.

과테말라 내전

36년간 지속된 과테말라 내전은 지난 1960년 좌파 게릴라 단체들이 정부와 싸우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반인륜적 범죄, 전쟁범죄, 고문을 막기 위한 임무를 가진 '국제인권기구인 정의책임센터'에 따르면, 20만 명이 넘는 과테말라인들이 전쟁 중에 죽거나 비밀리에 납치돼 감금됐다.

과테말라 내전은 남아메리카 역사상 가장 잔혹한 분쟁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 갈등은 과테말라 대통령 '알바로 아르수'와 토착민 그룹의 지도자 사이에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서 끝났다.

 

'페르난도 리나레스' 하원의원은 지난 2017년 사면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올 1월에 1차 투표를 거치기 전까지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리나레스는 군 간부들은 일반 법정이 아닌 군사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 미국 지부의 '대니얼 윌킨슨' 운영 디렉터는 "이 법안이 독재정권이나 군사정권이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을 면제해 주려는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윌킨슨은 그러한 사면은 국제법상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과테말라 의회가 제안한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와 유엔에 경종을 울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법안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전했다.

▲앨비오 시어스 ▲제임스 맥거번 ▲엘리엇 엥겔 ▲노마 토레스 등 민주당 의회 대표들도 ▲강간 ▲납치 ▲대량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로 유죄가 입증된 전범에 대해 사면해 달라는 과테말라 의회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들은 반드시 국민의 편에 서야 하며, 이 범죄의 희생자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반인륜 범죄 ▲강제 실종 ▲강간으로 58년 징역형을 받은 전 육군참모총장 '베네딕토 루카스 가르시아'가 석방자 명단에 포함될 것이다.

 

전쟁범죄 생존자의 발언

과테말라 내전 중에 저지른 반인륜 범죄의 생존자들은 사면법안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조처를 했다.

전문 매체 알 자지라에 따르면, 토착민 생존자들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쟁 당시 군 기지에서 이들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 6명에 대한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 같은 사건은 상정안이 법으로 제정될 경우 종결될 다른 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생존자 중 한 명인 '파울리나 익스파타'는 '마야 아치'족 여성들을 대신해서 가처분 신청을 하기 위해 '라비날'에서 수도까지 수 시간을 달려왔다. 신청서를 제출한 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익스파타는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한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 법안은 과테말라 법뿐 아니라 국제법 위반이다(사진=ⓒ123RF)

유엔이 후원하는 진상규명위원회는 민간인 학살의 90% 이상이 전쟁 중 정부군에 의해 자행됐다고 결론지었다. 집단학살은 라비날의 마야 아치족의 영토 등 과테말라 4개 지역에서 이뤄졌다. 익스파타는 '그들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의회 대표들에게 말했다.

국내법 및 국제법 위반

아치족 여성을 대변하는 변호사 중 한 사람인 '루시아 실로이'는 "이 법안이 통과된 것은 과테말라 법뿐 아니라 국제법 위반이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범죄의 경우에만 사면권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인륜적 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실로이와 단체는 과테말라 의회에서 이 법안의 통과를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로잘리나 투유쿠'는 사면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 왔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전쟁 중 군부에 의해 남편과 아버지가 살해된 뒤 투유쿠는 토착민 주도의 인권단체인 '전국미망인협의회'를 설립했다. 그녀는 "의회의 이번 조치는 '진실, 정의, 평화 체제'에 대한 '공격'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