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까다로운 국제 범죄,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역할
2019-05-28 18:26:44
장희주
▲국제적인 범죄가 일어나면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한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범죄가 일어난 것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이 과정은 꽤나 복잡하겠지만, 국제형사재판소의 도움으로 좀 더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순 절도와 같은 범죄를 기소하는 것은 꽤 지루할 것이다. 일단, 경찰 조사가 진행되며 증인들은 심문에 응해야 한다. 그 후에 용의자들의 목록이 산출된다. 그러고 나서 관계자들은 각각의 용의자들을 조사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색출해 재판에 세운다. 법원은 용의자가 유죄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 재판은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아무리 간단한 범죄라도,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다. 게다가 국제적으로 대대적인 범죄가 일어났을 경우에는 더욱 더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지게 된다. 

국제vs.국내 범죄

국내에서 일어난 범죄와는 다르게, 국제 범죄는 법규 때문에 더 다루기 복잡하다. 국내 범죄에서는 법규가 아주 간단하며, 누군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경찰이 바로 범죄자들을 쫓는다. 누구도 법 앞에 우선하지 않으며 꼭 지켜야 할 법을 어겼다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다. 범죄자가 있다면, 법 집행관들이 체포할 수 있는 아주 직접적인시스템이다.

하지만, 국제 범죄의 경우에는 나라의 동등한 영향력 때문에 법규가 애매모호하다. 각 국가는 고유의 경찰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 범죄가 일어난 것이라면 누가 범죄자를 체포해야 하는지, 한 국가에서 해당 범죄자를 보호하기로 결정했다면 체포를 하는 것이 효력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국내 범죄에 비해 범죄자와 법 집행자의 시스템이 훨씬 복잡해지는 것이다. 국가 간에 민감한 일이 일어날 경우 범죄자의 체포는 쉽지 않을 수 있으며 관련된 국가들은 법 집행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국제적인 사건은 국제 형사 재판소에 의해 다루어져야 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설립되었다. 하지만, 이 기구가 가진 힘은 회원국들의 능력에 달려 있다.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지만, 자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혹은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인들을 구속할 수 있는 기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꽤 안심이 될 수 있다. 콩고의 군 통수권자 보스코 은타간다(Bosco Ntaganda)와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에 대한 ICC의 대처는 ICC가 가진 힘을 행사하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   

사례 1: 콩고 지도자의 전쟁 범죄 심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 콩고의 군 지휘자인 보스코 은타간다(Bosco Ntaganda)는 직책에 충직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현재 그는 국제형사재판소의 검사 파토 벤소우다(Pato Bensouda)로 인해 자신의 죄에 대한 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벤소우다에 의하면 은타간다는 비인도적인 18개의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는 그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콩고애국자협회(UPC)라고 불리는 민간병사 집단에서 참모부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고 한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은타간다가 유죄라는 증거와 증언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증언들로부터 나온 끔찍한 사실들이 그의 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처형당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콩고에 있는 렌두족 50명을 학살하며 어린 군인들을 강간하기도 했다.

이러한 증언과 증거에도 불구하고, 은타간다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며, 자신은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아직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은타간다는 곧 법원의 판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모든 범죄가 사실이라고 판명된다면, 그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ICC가 국제 형 집행에 한 줄기 희망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뜻 깊은 사례가 될 것이다.  

사례 2: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항의

미국에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면, 필리핀에는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가 있다. 그의 공격적인 성향과 필리핀 마약을 다루는 하드파워는 ICC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ABS-CBN에서 발표한 한 기사에 따르면 ICC는 두테르테의 행보에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필리핀의 재임을 거친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는 불법 마약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통해 인권을 짓밟고 수천 명을 살해했다(사진=ⓒ플리커)

기사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은 현재 마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유로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방법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인 비인도적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인권단체들은 약 1만2,000명의 사람들이 대통령이 세운 마약 퇴치 법안 때문에 사망했으며, 이전에도 범죄를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죽인 적이 있기 때문에 ICC의 대응이 급박하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항의가 충분하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결정한 ICC의 결정 때문에, 두테르테는 지난 5월 생각지도 못한 일을 벌였다. 바로 로마 규정을 필리핀에서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ICC가 더 이상 필리핀을 보호하거나 구속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필리핀 대법원은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구두 변론을 가질 예정이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