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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위기의 아이들]英 '10대 청소년 도구화' 중범죄 증가에 우려 증폭
2019-05-14 09:03:35
허서윤
▲영국 10대 청소년들이 돈을 벌거나 마약을 얻기 위해 중범죄도 서슴치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사진=ⓒ123RF)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영국에서 10대 청소년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조직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범죄의 도구가 된 10대 청소년들이 살인과 같은 중범죄도 서슴치 않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때 범죄조직에 속해 있던 저메인 라우러는 영국 일간지 선온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14~15세 아이들은 조직 내 상급자의 눈에 들거나 돈을 벌려고 잔혹한 범죄도 마다치 않는다"며 "특히 마약을 얻기 위해서라면 다른 이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2010년 런던 해크니 주택가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한 터키계 여성이 엽총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의 이름은 산토레 산체스 게일. 고작 200파운드를 벌기 위해서였는데 게일의 당시 나이 15세였다

영국 경찰은 충격을 받았다. 전문 청부살인업자를 뺨칠 정도로 정교하게 계획된 살인을 고작 15세의 미성년자가 자행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누구도 믿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을 더욱 놀래킨 것은 게일의 태도였다. 게일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사죄하는 빛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이었던 윌슨은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조 과정에서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게일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았다"며 "게일이 친구나 동료들에게 범행을 떠벌리고 다니지 않았다면 게일을 체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살인자들은 여건상 총이나 고급 무기를 손에 쥘 수 없기 때문에 부엌칼이나, 방망이, 망치 등을 살해 도구로 사용한다(사진=ⓒ셔터스톡)

게일과 게일을 고용한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는데 앞장섰던 담당 형사 앤디 칼머스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게일은 유죄선고를 받고서야 울음을 터뜨리며 감정을 내비쳤다"며 "하지만 게일의 내면에는 분명 악마의 씨앗이 있었고, 범죄조직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그 씨앗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래 아이들이 주는 압박과 범죄조직에 대한 선망이 분명 작용했겠지만 돈이 가장 큰 동기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칼머스는 게일이 주변에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었다면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칼머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게일은 대마초를 입에 달고 살았고, 컴퓨터 게임과 페이스북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게일의 어머니는 그런 게일에게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고, 학교 선생님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급기야 게일은 지나친 공격성과 폭력을 드러내 2008년 학교에서 퇴학당했다.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범죄에 이용당하기 쉽다. 게일의 경우처럼 주변의 유혹이나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데다 잡혀도 처벌 수위가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의 핵심 축인 10대가 범죄의 텃밭으로 자리잡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영국 각계 각층의 지혜와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