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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말로만 친환경? '윤리적 상품', 인식 제고 필요해
2019-06-26 18:29:55
허서윤
▲H&M은 불공정 임금과 학대적인 근로시간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윤리적 상품을 내세워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는 '나쁜 기업'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H&M은 재활용 소재로 옷을 만들어 패션업계가 만들고 있는 대량의 폐기물을 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H&M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와 톰스(TOMS)와 함께 윤리적 패션 분야에서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됐다.

그러나 H&M은 최근 개발도상국가에서 고용한 공장 근로자들에게 불공정 임금을 지급하면서 학대와도 같은 근로 시간을 강요한 혐의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진정한 윤리적 상품은 무엇인가? 그리고 친환경적인가?

윤리적 패션

H&M은 말과는 달리 재활용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클린의류캠패인(CCC)에 따르면, 불가리아와 터키, 인도와 캄보디아의 공장 근로자들 중 어느 누구도 가족을 위한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임금을 받고 있지 않다. CCC란 대기업에게 적당한 임금 지불과 합리적인 노동 시간 제공 등 근로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운동이다.

그러나 H&M은 이해 당사자들이 정한 임금이 시장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대변인은 "생계 임금에 대해 보편적으로 합의된 수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임금 수준은 서구의 기업이 아닌 현지의 고용주와 근로자 대표 간의 공정한 협상을 통해 노동 시장에서 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임금 문제는 H&M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돼 관행으로 굳어졌으며 특히 값싼 노동력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이런 현상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CCC의 최고 경영자는 "모든 의류 공장 근로자들이 적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만든다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길트 프리 초콜릿

전 세계 초콜릿 기업을 합하면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코코아 산업에서 미성년 노동과 여러 형태의 착취를 자행하고 있다는 혐의가 무성한 실정이다. 2015년 미국 뉴올리언즈 튤란대학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200만 명이 넘는 미성년자가 코코아를 수확하기 위해 위험한 근로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보도에 따르면, 2006년 설립된 토니스 초콜론리(Tony's Chocolonely)는 업계 내 만연한 현대판 노예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자사 공급망에 대한 세부내용을 제시하고 있으며 완제품에 윤리적 메시지가 담긴 스탬프를 찍고 있다.

토니스 초콜론리의 최고초콜릿책임자인 헹크 얀 벨트만은 규제 기관에 의해 인증서가 발급되고 있지만 아직도 업계 내에서는 학대적인 노동 관행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우림연합이나 공정무역, UTZ 같은 인증서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인증 기관들은 선한 의도를 가지고 일을 하지만 이들이 제품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즉,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벨트만은 말했다.

▲많은 메이크업 브랜드들은 동물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립스틱 생산 때문에 동물이 죽는다 

새로운 메이크업 또는 스킨케어 제품의 안전성과 저자극성을 판단해야 하는 화장품 기업들은 테스트를 위해 동물을 사용하고 있다. 보통 토끼나 실험쥐 같은 동물에 완제품 또는 성분을 처치하는 것이다. 피부 흡수율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피부 침투법을 사용하는 반면, 화학물질의 알레르기 반응 유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피부 민감성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에 세계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PETA)은 이 같은 테스트에 대한 대안이 개발됐지만 동물들이 여전히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제품에 제품만 붙여놓을 뿐 실천으로 옮기고 있지 않다.

미용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고 수출 시장이 크기 때문에 제품을 동물 실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모든 수입 미용 제품에 동물 실험을 요구하고 있다. 즉,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길 원하는 기업은 이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NARS)는 동물 실험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직후 중국으로 사세를 확장한다는 발표 후 사용자와 동물권리운동단체로부터 반발을 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화장품에 동물 실험을 요구하는 유일한 국가다.

 

환경 이상의 의미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이라는 라벨이 붙은 제품에 매료되고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상품은 살충제와 여러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환경 친화적 및 동물 친화적인 상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기농을 표방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윤리적 제품이라는 라벨도 붙어있다. 이러한 원재료 구입 방법부터 유기농 제품 생산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윤리적 제품이라는 의미는 유기농이라는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근로자에 대한 처우와 원재료 출처, 품질 테스트 방법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대기업과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들은 수익을 내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윤리적 제품은 생산자와 동물,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입고 있는 캐시미어 옷과 먹고 바르는 초콜릿과 화장품의 생산 과정을 안다는 것은 생산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과정이 가치 있는 일이 되어야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