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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케냐 시민들, 뉴욕타임스 테러 희생자 사진에 분노
2019-05-28 18:45:14
허서윤
▲케냐 시민들은 지난 1월 15일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지난 2019년 1월 15일, 나이로비에 사는 케냐 시민들은 여느때와 같이 하루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장 세력들이 나이로비의 리버사이드 공원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정부 당국은 신속하게 대응했다.

인질 구출과 부상자 치료를 위해 대대적인 노력이 시도되는 동안 언론인들은 시시각각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테러 소식에 주목했다.

국제 언론은 몇 년 전 케냐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과 이번 사건을 비유하기도 했다. 그런데 뉴욕 타임스의 보도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뉴욕 타임스는 리버사이드 테러 사건에 대해 보도하면서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사진을 사용했고, 케냐 사람들은 이에 분노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 또한 이와 비슷하게 희생자들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가려진 사진을 이용했다. 이 사진을 사용한 기사를 쓴 기자는 논란에 직면했다.

뉴욕 타임스 동아프리카 지역 국장인 키미코 드 프레이타스-타무라는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책임을 사진 부서로 돌렸다. 이것은 방어적인 행동이었지만 이를 책임 전가로 생각한 많은 사람들은 더욱 분노하며 프레이타스-타무라의 즉각적인 추방을 요구했다.

뉴욕 타임스 측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나섰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으며 이미지를 사용한 이유를 정당화하려고 하기만 했다. 신문은 "우리는 모든 단어와 이미지를 사용할 때 어떻게 할지 민감하게 따진다. 이번에 이 사진을 사용한 이유는 독자들에게 테러의 공포와 위협에 대해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어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똑같은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히며 테러 희생자들의 사진을 게시한 것이 아무런 잘못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케냐인들과 뉴욕 타임스의 싸움

뉴욕 타임스의 이런 반응은 케냐인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케냐인들은 뉴욕 타임스가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냐 사람들은 뉴욕 타임스의 태도에 더욱 화를 냈다(출처=맥스픽셀)

정보 통신 및 기술 비서관인 조 무체루는 국내 신문 및 외신 기자들을 위한 브리핑을 열었다.

국제 미디어가 아프리카 대륙을 계속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묘사하고, 이들의 호소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이면서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증가했다. 이들은 국제 언론이 아프리카 대륙의 광대한 자원이나 성장하는 경제 상황 등에 대해 보도하는 대신 모든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중한다고 주장했다.

테러 지원

또한 언론이 테러를 조장하는, 마치 산소와 같은 존재라는 주장도 널리 퍼져 있다. 이는 테러와 저널리즘의 복잡한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테러범들은 언론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의제를 널리 퍼뜨리기도 한다.

테러 공격은 더 이상 신체적인 해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테러범들은 이제 두려움을 퍼뜨려 심리적, 정신적으로도 사람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테러범들은 목표를 성취한다.

센트럴랭커셔대학의 조지 오골라는 "뉴욕 타임스가 테러 희생자들의 사진을 게시함으로써 현실성을 더하고 싶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골라는 뉴욕 타임즈와 데일리 메일이 이런 이미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테러 분자들이 대중들에게 더 많은 공포를 퍼뜨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신문의 독자들은 이런 종류의 사건은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며 미국이나 유럽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뉴욕 타임스의 이미지 사용은 사람들이 더 쉽게 두려움에 빠지도록 만든다(출처=픽사베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서방 언론은 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일부 독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여러 번 테러 공격이 발생했지만 이번 보도처럼 자극적인 사진이 게재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케냐인들은 신문사의 보도 사진과 그 이후의 대처에 격분했다. 이들은 신문이 희생자들의 존엄성을 보호하지 않았으므로 적절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 독자들은 해당 사진이 희생자들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신문사가 테러 희생자의 사진을 게재하는 것이 윤리적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은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