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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美 추기경 매캐릭, 사제직 '박탈'…바티칸서 정상회담 실시
2019-05-28 22:29:34
조현
▲미국의 추기경 매캐릭이 지난 해 성폭행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라이헨바흐=조현 기자] 최근 발생한 미국 추기경 시오도어 매캐릭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으로 종교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바티칸은 가톨릭 성추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실시했다.  

작년 매캐릭은 추기경 자리에서 사임된 것에 이어 지난 15일 사제직을 박탈당했다.

▲전 추기경 매캐릭은 신학교 학생 등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현재까지 성폭력 혐의로 교회에서 추방당한 사람 중 매캐릭의 지위가 가장 높다. 그는 워싱턴에서 대주교를 지내며 교회와 미국 정치권의 유대를 강화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추기경 자리까지 오른 그가 사임하면서 가톨릭의 성추문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교황 또한 매캐릭의 사임을 명했다. 바티칸은 성명서를 발표해 이번 판결이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

매캐릭은 수십 년에 걸쳐 교회에 다니는 소년들과 신학교 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CNN은 바티칸 고위직 인사들이 이 혐의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침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06년에 작성된 서한에 따르면 당시 대주교 및 신부들이 이런 혐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암시가 있다. 매캐릭은 2001년에 추기경이 됐고 2002년에는 미국 주교의 대변인이 돼 대교구를 이끌었다. 그는 정치권 인사들과 자주 만나며 교회 기금을 모집했다.

지난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 혐의 사실을 조사하도록 명령했다. 2018년에는 대중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며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매캐릭은 혐의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소년 시절에 매캐릭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한 피해자는 변호사 패트릭 노아커를 통해 학대 사실을 널리 알리기로 결심했다. 작년 6월, 노아커는 의뢰인이 1971년과 1972년에 각각 한 차례씩 매캐릭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노아커는 "매캐릭은 의뢰인의 몸을 더듬고, 바지 지퍼를 열고 안으로 손을 넣어 생식기를 만졌다"고 말했다. 당시 가톨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6세 학생이었던 의뢰인은 매캐릭을 밀쳤지만 매캐릭은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이 일을 비밀에 부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아커의 의뢰인이 이 사실에 대해 알리자 다른 피해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매캐릭을 고소한 주요 피해자 중 한 명인 제임스 그레인은 매캐릭이 성적인 학대 외에도 폭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또 매캐릭이 성인인 신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주장을 조사한 뉴욕 대교구는 이번 고발이 신빙성 있고 실증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법 집행 기관이 이 문제를 조사한 것이다.

사제직 박탈

추기경 자리에서 물러난 매캐랙은 90에 가까운 고령이다. 그는 캔자스 주의 한 수도원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사제직을 박탈당하면서 더 이상 성직자의 옷을 입을 수 없게 됐다. 그가 종교적인 주거지인 수도원에서 계속 살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교확청 측은 매캐릭이 미성년자들을 성적으로 착취했으며 권력 남용 등의 혐의가 인정되므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그는 1958년 사제로 성임됐을 때 말한 맹세를 깨뜨렸다"고 전했다.

매캐인이 사제직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레인은 "나는 매캐인이 더 이상 교회의 힘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할 수 없길 바란다"며 "아직도 많은 성직자들이 사람이 만든 법 뒤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또 "교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한 법령을 변경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바티칸 정상회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는 바티칸에서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 중에는 전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교회 안에서 권력이 남용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정상회담이 결정된 것은 작년 9월 교황이 가톨릭 관계자들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 다음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눈 가리고 아웅 식 일처리에 분개했다.

▲바티칸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며칠 전 매캐릭의 사제직 박탈이 결정됐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