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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ISIS, 실재적 위협은 여전히 존재해
2019-07-30 17:24:19
유수연
▲ISIS는 미국 연합군에 밀려 점령지 대부분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돌발성 발언에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매티스 국방장관에 이어 ISIS 격퇴 담당 브렛 맥거크 특사가 사임하며 다수 의석을 차지한 공화당 상원도 시리아 철군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시리아, 이라크, 이란, 터키, 이스라엘, 유럽,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은 미군 철수로 인한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한 마디로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ISIS는 정말 재기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 것일까? 2014~2015년은 ISIS의 전성기였다. ISIS는 당시 영국 면적에 필적하는 영토를 무력으로 지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미국 연합군에 밀려 점령지 대부분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나마 가장 큰 세력은 맨해튼 면적의 시리아 하진에서 근근이 저항하고 있다. 확실히 과거의 위풍당당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ISIS는 전성기 시절 지배하던 영토를 대부분 미국 연합군에 빼앗겼다(사진=ⓒ플리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ISIS 연구원인 맥스웰 마쿠센(MaxWell B. Markusen)은 "정치가들은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승리의 나팔을 하루 빨리 불고 싶겠지만, ISIS를 상대로 제거했다거나 전멸시켰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ISIS는 지금도 선전 방송을 꾸준히 내보내며 무장대원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 국경지대에 터를 잡은 소규모 ISIS는 이라크 정부 인사들을 납치하거나 살해하는 한편 정부군과 끊임없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키르쿠크 지역에서 쿠르드 민병대와의 공방전은 한층 치열하다.

마쿠센 연구원은 현재 2~3만 명의 ISIS 무장대원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퍼져 있다고 추정한다. ISIS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4년에 CIA가 추정한 무장대원의 수와 비슷한 수치다. 지난 8월 미국 국방부 역시 시리아에만 최대 1만 4,500명의 ISIS 무장대원이 남아있다고 평가한 만큼 근거 없는 추정치는 아니다.

결국 ISIS를 완전히 물리쳤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ISIS 위협이 실재한다고 보고한 국방부는 물론 ISIS를 상대로 공동전선을 펼쳐 온 동맹국들을 허탈하게 만든 셈이 되었다.

미국과 함께 ISIS 격퇴에 앞장선 쿠르드 민병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거의 '배신'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상 전투는 쿠르드 민병대의 몫이었고, 그 와중에 수많은 쿠르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이 철수하면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 IS, 시리아 정부군에 포위되어 결국 압사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백악관을 떠나면서 "동맹국에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금이나마 울림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