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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트럼프 행정부, 시리아 재건 예산 집행 '철회'
2019-05-28 23:56:28
유수연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 재건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 2억 3,000만 달러를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재건 지원' 명목으로 배정한 예산 2억 3,000만 달러를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예산은 2017년 미국 의회가 책정한 대외원조 예산 30억 달러의 일부로서 시리아 전기·수도망 정비, 잔해 수거, 지뢰 제거 등 시리아 안정화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미국 국무부는 이 같은 결정을 의회에 통보했으며 해당 예산은 다른 분야로 전용될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그동안 검토해왔던 시리아 안정화 자금 2억 3,000만 달러의 전용을 승인했다"며 "전용되는 예산은 다른 우선적 외교 사업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으로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예산은 전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시리아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다른 연합 회원국의 약속을 반영한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1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다른 나라들이 시리아 재건을 위해 3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안정화 예산 철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나라들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시리아 재건 예산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부 장관이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부활을 막기 위한 명목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이 작년 3월 퇴임한 이후 예산 집행이 보류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돌발 결정에 각국 정부의 희비가 엇갈린다. 시리아 바사르 알아사드 정부의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내심 쾌재를 부르는 모양새다. 반면 이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유럽과 중동 동맹국들은 난데없는 비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재건 노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4월 시작됐다. 7년을 끌어온 탓에 국토 전역이 황폐해졌고, 그만큼 막대한 재건 비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때 IS의 상징적 수도였던 라카에서는 전체 빌딩의 60% 이상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미군을 위시한 연합군의 대대적인 공습과 포격 때문이다. 라카를 정상화하려면 약 50억 달러의 복구비용이 필요하다. 라카 지역에서만 50억 달러다. 시리아 전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복구비용은 88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리아 안정화에 실패할 경우 시리아가 IS나 다른 극단주의 세력의 활동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부분이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이번 결정을 "미국의 후퇴와 포기를 담은 부끄러운 메시지"라며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인사 공백이 심한 고위 관리들의 인준 절차를 연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재건 예산 철회를 '부끄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