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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사우디, 국제 테러 자금 조달행위 정황 의혹에 '묵묵무답'
2019-05-29 00:04:25
장희주
▲위키리크스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테러를 눈감아 주고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사진=ⓒ픽사베이)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 의혹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작년에 위키리크스는 대중에게 수천 통의 도난당한 이메일에 대한 접근권을 주었다. 이에 따라 독자들과 분석가들이 각각의 이메일을 정밀하게 살펴보게 됐다. 그러나 이 중에는 정밀조사를 받지 않은 이메일이 한 건 있었다.

▲사우디는 1973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이다(사진=ⓒ픽사베이) 

이 이메일 내용은 사우디가 이슬람국가(IS)를 후원하고 재정적 도움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의혹을 강화시켰다. 그러나 어떤 정치인도 감히 이 의혹을 정면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대신 사우디의 테러 지원 의혹은 묵인됐다.

사우디는 미국의 외교 및 경제 정책에 필수적인 나라다. 따라서 미국이 의혹을 파헤쳤다면 사우디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파리에 본부를 둔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국제 기구(FATF)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는 대규모 자금 세탁이나 전문적인 자금 세탁 활동에 관여한 개인에 대해 효과적으로 조사나 기소를 하고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국제 테러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고서는 또 거의 독점적으로 국내 테러 자금 조달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당국이 국가 밖 위협에 대한 테러 자금 지원 중단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미국의 역사적 관계

사우디는 많은 원유를 보유한 강대국이다. 1973년에는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나라들에 원유 수출을 제한하게끔 다른 나라들을 이끌었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다.

이 조치 이후 미국은 국제시장에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하는 대가로 사우디와 걸프만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협정의 또 다른 부분은 이 나라가 그들의 석유를 미국 달러로 팔고 미국 회계에 잔금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은 원유를 경제 무기로 활용하고, 미국의 적자 확대에 자금을 대도록 사우디를 설득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 결과 사우디가 미국의 군사지원과 미국 달러에 의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석유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미국 달러가 필요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911테러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강력한 조사를 받게 되자,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을 매각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미국이 9.11 테러로 사우디 정부를 고소할 경우 일어날 일이었다.

미국이 사우디에 얼마나 많은 규모의 채무를 지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이들이 현금으로 결제를 요구한다면 미국 경제가 다시 한번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 경제는 안정됐고 더이상 사우디에 의존하지 않는다. 사실 이제는 캐나다가 미국의 석유 수입국 중 1위다.

이 같은 변화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경색됐고, 미국이 채무를 갚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들은 사우디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사우디와 IS의 관계

IS는 중동지역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테러를 수행한다. IS의 유럽 및 중동 주둔은 미국의 산발적인 공격에 비해 고도로 조직돼 있으며,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의 아사드(Assad)는 IS, 사우디, 미국 모두의 적이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악화 이후 이들 두 나라 사이에 신뢰가 희박해졌고, 지금은 상징적인 관계만 맺게 됐다. 사우디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미국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는 국가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는 없으므로 실제 행동을 꺼리고 있다.

사우디는 IS 외에도 다른 테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FATF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는 2013년부터 1,700여 건의 테러 자금 지원 조사를 받았다. 이 중에서 1,100건이라는 엄청난 수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사우디 당국이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는 경우를 골라내어 조사하고 나머지는 외면한다는 내용을 추가적으로 담고 있다. 대부분의 테러 자금 조달 범죄는 독립적이므로 거의 유죄판결을 받지 못했다.

보고서는 '사우디의 전반적인 테러 자금 지원 전략은 법 집행 수단을 사용해 주로 그 나라와 인근을 향한 테러 위협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사우디가 국제 테러 자금 조달망을 이용해서 국내 테러 차단에 주력하는 것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리야드(Riyadh)와 그 동맹국들은 특히 카타르와 진행 중인 분쟁을 고려할 때 이 보고서는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안와르 가르가쉬(Anwar Gargash) 아랍에미리트(UAE) 국무장관은 "아랍에미리트가 테러와 은밀하게 연계된 자선단체에 개인이 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이를 적극 부인했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