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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美, 멕시코 국경 통한 테러리스트 유입 논쟁 한창
2019-05-29 00:08:21
장희주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비용으로 57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은 도널트 트럼프가 대선 당시에 내건 공약이다. 전문가들은 멕시코 국경 장벽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는 국경 장벽 건설비용으로 57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멕시코 장벽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대립각은 결국 미국 연방정부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으로 이어졌다. 양측의 교착상태는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2018년 회계연도 상반기에 멕시코 국경에 설치된 입국관리소에서 테러용의자 6명의 입국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CBP가 밝힌 수치는 백악관 관료들이 성명서를 통해 발표한 수치에 비해 턱없이 적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한 방송에 출연해 "멕시코 국경으로 매년 4,000여 명의 테러 용의자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러용의자 4,000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 장벽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한 단골 레퍼토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의 대거 유입으로 인해 미국이 위험한 상황에 내몰렸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예산안을 계속 거부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초강수를 예고한 것이다. 

 

CBP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남부 국경에서 모두 합해 41명의 테러용의자를 체포했다. 그 중 35명은 미국 국적이거나 합법적 이민자들이었고, 나머지 6명은 비 미국인이었다. 반면 캐나다를 맞댄 북부 국경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는 91명을 기록했다. 그 중 비 미국인은 41명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사뭇 다른 수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국가테러대책센터(NCTC)에서 국장을 역임한 니콜라스 라스무슨은 "백악관의 수사법은 멕시코발 테러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위기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대중의 불안 심리를 조장해 국경 장벽 건설의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는 지적이다.   

라스무슨은 "최근 테러단체들의 작전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는 미국 영토에 외국인 테러리스트들을 입국시키는 대신 미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테러 공격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라스무슨 전 국장은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테러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처럼 수천 명에 달하지는 않는다"며 "근거 없는 주장은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흔들 뿐"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일반 시민부터 유명 전문가들까지 국경장벽 건설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미국 방송 진행자 겸 배우인 하워드 스턴은 "국경장벽은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며 "애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예산 57억 원은 국경장비 건설비용으로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고 말했다. 

스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와 마약 반입 차단을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지만, 셧다운 사태로 인해 미국의 국경이 더 위험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날을 세웠다.  

▲CBP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6개월간 남부 국경에서 테러용의자 4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