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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1MDB에 얽힌 세계 최대의 금융 스캔들
2019-05-29 00:09:43
유수연
▲1MDB는 현재 1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으며, 현재 수많은 국가에서 정부 및 민간 조사 대상이다(사진=ⓒ픽사베이)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를 덮친 최악의 금융 스캔들이 주목받고 있다. 인구 약 3,000만 명에 지나지 않는 이 나라는 사실상 61년 만에 처음으로 나라의 역사가 전면적으로 다시 쓰일 위기에 처했다.

이 스캔들의 촉매제는 말레이지아 정부가 말레이시아 개발 기금(1MDB)이라고 부르는 기금을 통해 수조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빼돌렸다는 사실이다. 나집 라작 전 총리가 지난 2009년 국영 투자기업인 1MDB를 세웠고, 이를 통해 수조 원의 돈을 빼돌렸다. 당시 사람들은 2020년 세계 은행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1MDB를 통해 국가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기금 이야기

이 펀드가 출시됐을 때 하비에르 후스토라는 전직 스위스 은행가는 퇴직 후 태국의 한 해안에서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009년 12월의 일이다. 그의 가까운 친구이자 사우디 국적을 보유한 타렉 오바이드는 그에게 런던 페트로사우디(PetroSaudi)의 이사직을 제안했다. 오바이드는 후스토에게 이 회사가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으며 회사를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좋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바이드는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종용했지만 후스토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오바이드는 50만 달러(약 5억 6,000만 원)의 급여와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 한 달 월세가 1만 2,000달러(약 1,350만 원)에 달하는 런던 중심부 아파트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후스토는 이 조건을 듣고 제안을 수락했다. 단 하나의 조건은 그가 런던에서 베네수엘라까지 자주 출장을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후스토가 런던에서 일하기로 결정했을 때 쿠알라 룸푸르, 싱가포르, 스위스 등에서는 여러 가지 다른 거래가 진행되고 있었다. 1MDB는 페트로사우디와 25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첫 번째 서명식을 가졌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말레이시아에 투자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돈은 결코 말레이시아와 그 국민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 이 돈은 페트로사우디로부터 흘러나와 해외에 있는 금융 센터과 금고로 보내졌다. 그리고 라작과 그 동료들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됐다.

싱가포르의 한 언론 매체 편집장인 레메 아마드는 1MDB의 부채가 현재 100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회사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정부 및 민간 부문의 조사 대상이다. 미 법무부의 철저한 조사에 따르면 1MDB에서 흘러나온 돈이 전 세계의 금융 센터를 돌고 돌아 뉴욕의 여러 지역과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도 다양한 이득을 봤으며 역풍을 맞고 있는 중이다.

 

말레이시아 페낭 출신의 29세 남성 조 로우는 라작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와 좋은 친구가 됐다. 당연히 라작의 스캔들에도 연루됐으며, 미 법무부는 조 로우와 모든 당사자들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또한 이들의 그늘진 거래에 연루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인베스트바인의 기자인 아르노 마이어브루거는 나중에 1MDB에 얽힌 이야기가 영화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희대의 사기 사건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스캔들

후스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약속된 것보다 적은 금액의 급여를 받거나, 때때로 급여 지불이 늦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오바이드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돈을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이드는 태도를 바꾸었고, 결국 후스토는 2011년 3월에 회사를 떠난다. 그는 곧 페트로사우디가 1MDB와 거래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규모의 돈세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를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페트로사우디로부터 22만 7,000건의 이메일을 포함해 90GB의 데이터를 가져왔다. 몇 개월 후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영국의 언론인 클레어 브라운이 후스토와 접촉해 이 내용을 전달받았다. 브라운은 자신의 뉴스 사이트에 이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뉴스 매체 에지 뉴스(Edge News)에 파일을 전달했다. 그렇게 희대의 부패 및 사기 사건이 드러나게 됐다.

▲이 거대 스캔들에 관한 책이 쓰이기도 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이 소식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퍼졌고 곧 미 법무부가 행동을 시작했다. 미 법무브는 골드만 삭스의 유명인들을 비롯해 수많은 은행의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몇 사람이 사임하거나 감옥에 가기도 했다.

한편 나집 라작 정당은 2018년 5월 총선에서 61년 만에 선거에서 패했으며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이들에게 등을 돌렸다. 이 대규모 스캔들에 관한 책 또한 세 권이나 집필됐다. 그중 하나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저널리스트가 쓴 것이다. 이 스캔들의 터널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만큼 사람들의 비난 수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대규모 사기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금융 센터에 잠재적인 규제가 부과되기도 했다.

[라이헨바흐=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