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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살인의 추억]살인마, 국민 영웅 되다…'사가와 잇세이' 이야기
2019-05-21 16:53:33
김지연
▲사가와 잇세이는 살인을 저지르고 희생자의 시신 일부를 먹은 혐의로 체포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살인에 식인까지 저지른 엽기 살인마 '사가와 잇세이'의 일화가 다시 대두되며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가와 잇세이는 살인을 저지르고 희생자의 시신 일부를 먹은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더 엽기적인 것은 그가 심신상실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아 풀려났으며 그 이후 책을 저술하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잡지 인터뷰를 하는 등 대중에 노출된 것이다.

물론 유죄 판결을 받았던 범죄자가 석방된 후 방송 등에 나온 사건이 처음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가와 잇세이의 행동이 더 충격적인 이유는 그가 자신의 범죄 행각을 숨길 생각 없이 자세히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가와 잇세이처럼 엽기적인 사이코패스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죄 판결을 받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가와 잇세이의 과거

사가와는 일본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미숙아로 태어나 커서도 몸집이 작고 말랐으며 그 때문인지 자존감이 낮았다.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비교 문학을 연구했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러나 평생 인육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이런 원시적인 욕망이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성적인 흥분과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즉 일반적인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과 사귀고 더욱 친밀해지는 것을 꿈꾼다면 그는 여자의 신체 일부를 먹는 것을 꿈꿨다.

프랑스에서 모든 것이 바뀌다

사가와는 계속해서 자존감 부족에 시달렸고 여성에 대한 반발을 느꼈다. 그는 자기 자신이 여성에게 성적으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가와는 동급생인 르네 하르테벨트를 집으로 초대한다. 르네가 문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르네는 사가와의 희생자가 됐다.

사가와는 르네가 시를 읽으며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는 동안 뒤에서 엽총을 쏴 르네를 살해했다. 그리고 시신을 강간한 다음 인육을 요리해 먹었다.

그러나 사가와는 여성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 있는 여성의 살을 먹고 싶었다고 말해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즉 그는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가 르네의 살을 먹는 것이었지 죽이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가와는 엽총으로 르네 하르테벨트를 쐈다(사진=ⓒ펙셀스)

'카니바'라는 다큐멘터리의 공동 감독을 맡은 베레나 파라벨은 "사가와가 르네의 살을 불에 익혀 먹었으며 남은 신체 부분을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일몰이 오기 전 사람들이 많이 머무르던 공원에 시체를 유기했다. 파라벨은 "사가와는 체포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집에 찾아왔을 때도 사가와는 태연하게 르네의 살을 먹고 싶어서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1년에 체포됐고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사가와는 심신상실을 이유로 감옥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가게 됐다. 프랑스의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사가와는 자신의 체험을 글로 남겼다.

1983년까지 정신병원에 머물던 사가와는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일본으로 추방됐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감옥에 가기는커녕 자유롭게 풀려났다.

다큐멘터리의 공동 감독인 루시엔 카스테잉-테일러에 따르면 그는 언론의 관심을 좋아했다. 살인을 저지른 전과가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장을 찾을 수 없었지만, 사가와는 소프트 포르노 영화 산업계에서 일하기도 했다.

카스테잉-테일러는 "그는 언론의 관심을 좋아해 많은 매체에 얼굴을 비췄는데, 단 한 번도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가와는 현재 도쿄 외곽에 거주하고 있으며 당뇨병이 있고 두 차례 심장마비를 겪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