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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UN 진상조사단, 로힝야 사태를 중대 범죄로 규정
2019-05-29 00:14:12
장희주
▲미얀마 군부의무차별적인 집단살해, 강간, 방화 등으로 인해 수많은 로힝야족 무슬림이 희생됐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 로힝야족 사태를 독자적으로 조사한 국제연합(UN) 진상조사단이 유엔인권위원회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444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에 의해 무차별적인 집단살해, 강간, 방화 등으로 수많은 로힝야족 무슬림이 희생됐으며, 75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인접국 방글라데시로 피난해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UN 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말살의 의도를 갖고 대량 학살과 집단 성폭행 등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국제법을 어긴 명백한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의 만행이 '집단학살 의도가 있다'고 적시한 것이다.

 

생존자 및 목격자 875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게재된 미얀마 군인들의 만행은 야만 그 자체였다. 성인 남성들을 일렬로 세워 총이나 칼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둔기로 어린아이의 머리를 내리치거나, 여성과 어린 소녀들을 집단 성폭행한 뒤 불에 태워 죽였다. 심지어 갓 태어난 갓난아기를 강이나 불 속에 내던지기까지 했다.

미얀마 군부가 이른바 '인종 청소' 작전을 시행한 지 2개월 만에 로힝야족 무슬림 1만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로힝야족의 터전인 미얀마 북서부 라카인주 전체 마을의 40%인 214개 마을이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초토화된 라카인주 마을들은 위성사진으로 재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미얀마 군부 지도자 6명이 로힝야족 학살과 반인도 범죄의 책임이 있다"며 "이 군부 인사들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미얀마 정부는 유엔 진상조사단의 보고서와 관련해 "미얀마군은 소수민족 무장반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군사작전에 나선 것뿐"이라며 군부의 반인도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진상조사단은 "조사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군부가 모든 인권 범죄의 중심에 있었다"며 "아기를 포함해 민간인까지 살해한 것은 대테러 조치로 정당화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부는 여성과 소녀들을 강간한 뒤 불에 태워 죽일 어떠한 권리가 없다"며 "라카인주에서 일어난 비극은 로힝야족을 특정 대상으로 삼은 조직적이고 정교한 공격"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는 라카인주에서 발생한모든 인권 범죄의 중심에 있었다(사진=ⓒ셔터스톡)

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 무장반군과 민간인들을 구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소수 무장반군을 제압하기 위해 미얀마 전군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로힝야족을 집단 학살하기 위해 무장반군의 공격을 빌미로 삼았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진상조사단은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로힝야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거나 국제특별법정을 설치해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미얀마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책임자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라이헨바흐=장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