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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UN 진상조사단 "로힝야 사태 사전에 준비된 계획적인 재앙"
2019-05-21 16:33:23
김지연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유엔 진상조사단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을 비롯한 고위급 장성 6명을 국제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유엔(UN) 진상조사단이 로힝야족 탄압을 진행한 미얀마 군부 관련자를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할 것을 촉구했다.

조사단이 위반혐의로 제출한 대상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을 비롯한 고위급 장성 6명이다. 

로힝야 탄압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은 지난 2017년 8월 소수 민족 반군이 경찰초소를 30여 곳을 습격하면서 본격화됐다. 미얀마군의 대대적인 소탕 작전으로 로힝야족 민간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70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은 소수 민족 반군이 경찰초소를 습격하면서 본격화됐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가 집단학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미얀마 군부가 라카인주에서 벌인 군사작전은 '사전에 준비된 계획적인 재앙'이라고 밝혔다.

군부가 집단학살에 초점을 맞춰 극도로 야만적인 폭력과 파괴를 조직적으로 자행했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군사작전으로 라카인주에서 최소 1만 명이 사망했다. 여성과 어린 소녀들은 군인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마을은 폐허로 변했다. 

조사단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제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미얀마 시민 정부에 대한 질타도 서슴지 않았다.

아웅 산 수 치 미얀마 국가자문역도 여러 위원회를 발족해 로힝야족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위원회는 없었다. 외국 외교관들마저 '미얀마 정부 인사들은 범죄를 씻어내려는 의지가 없다'며 위원회를 사임한 바 있다.

무력한 정부

진상조사단은 지난 50여 년간 미얀마를 지배해온 군부의 막강한 영향력 앞에서 시민 정부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계와 정부 강경파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뱉는 '증오 연설'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무능력도 겸비했다고 비난했다.

▲아웅 산 수 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여러 위원회를 발족해 로힝야족 사태를 해결하려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조사단은 또한 라카인주에서 벌인 이른바 '초토화 작전'이 북부 카친주와 동북부 샨주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틴주와 샨주 모두 로힝야족처럼 미얀마 소수 민족이 집단 거주하는 곳이다.

UN 진상조사단은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등 6명의 미얀마군 장성을 국제법에 따라 국제형사재판소나 그에 준하는 특별국제재판소에 회부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에 무기 금수 조처를 내리는 한편 관련자의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미얀마 정부를 감싸고 있어서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미얀마 정부는 UN 진상조사단의 보고서와 관련해 "미얀마군은 소수 민족 무장 반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군사작전에 나선 것뿐이다"며 "라카인주에서 수행한 군사작전은 정당하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