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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Homicide)
미투·타임즈업 운동이 가져다준 영향, 그리고 반대의 시선
2019-07-30 17:36:24
허서윤
▲미투 운동은 2017년 시작된 이래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아)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성폭행과 가정폭력 등 여성을 향한 각종 피해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이의 심각성을 제기했던 '미투 운동'이 2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로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은, 수많은 희생자가 숨겨왔던 목소리를 내고 사회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도록 만들면서 여러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캠페인의 성공이 실질적으로 현실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투 운동과 이 운동이 여성과 남성, 그리고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미투 운동의 시작

미투 운동은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폭로하고 그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지난 2017년 배우인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하면서 촉발됐다. 

그러나 사실 미투라는 단어는 2006년 사회운동가였던 타라나 버크에 의해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그는 당시 성적 학대를 경험한 불우한 지역 출신의 여성들을 지원하던 중, 13살짜리 소녀가 어머니의 남자 친구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이야기에 동조하는 의미로 미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버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나도 그랬어(Me Too)'라는 말을 했었어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7년 이 미투는 SNS의 해시태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헐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에 대한 성범죄를 고발하기 위해 모델과 배우 등 80여명의 여성들이 SNS에 미투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유명 여성들도 용기내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와인스타인 효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밀라노에 의해 처음 촉발된 미투 해시태그는 점차 대중화되면서, 이후 기네스 펠트로와 제니퍼 로렌스, 우마 서먼 같은 여배우들을 물론 테리 크루즈와 제임스 반 데 빅 등의 남성 배우들까지 참여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됐다.

또 하나의 새로운 움직임, 타임즈업 운동

미투 운동의 성공은 바로 타임즈업(Time's Up)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이끄는 계기로 이어졌다. 미투 운동이 학계나 과학, 정치, 문학 같은 각계 각층에까지 확산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주류 움직임을 탄생시킨 것이다.

타임즈업은 헐리우드의 유명인들이 주체가 돼 설립한 단체이자 운동으로, 와인스타인의 사례와 미투 캠페인에 뒤이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만연해있는 성적 학대에 맞선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타임즈업은 여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성범죄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성폭력 저항 운동으로 사회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 운동의 공동 창시자 로베르타 카플란에 따르면, 현재 타임즈업에는 무려 2,0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이 확보된 상태다. 기금은 모든 성희롱 사례, 특히 직장 내 권력 남용을 줄이고 성적 학대를 당한 희생자들을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타임즈업은 여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성범죄는 이제 그만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단결 혹은 분열?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이 갖고있는 이러한 생각과 사뭇 다른 사고를 가진 이들도 많다. 특히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헐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연기파 배우로 커리어를 쌓은 숀 펜의 경우, 자신의 의견을 확고히 하며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펜은 과거 NBC 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시태그로 온라인에 공유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검증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하면서 이 운동의 반대입장에 섰다. 

그에 따르면, 미투 운동은 오히려 여성과 남성을 나누면서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많은 경험 사례들에서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근거도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이 여성과 남성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투 운동이 너무 흑백으로 가고 있어 조금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펜을 인터뷰했던 나타샤 맥켈혼은 펜의 이러한 관점과 시각을 부정적으로 받아치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펜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 배우나 유명인사들의 대표적인 거품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아가고, 여전히 외면당하는 목소리들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전 과제

전반적으로 지난 2년간 활발히 벌어진 미투 운동과 이후 탄생한 타임즈업 운동을 통해, 성적 학대에 대한 희생자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고취하자는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움직임으로 온라인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여러 성범죄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발견됐다. 또한 여성 권력을 위한 인식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수천명의 희생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각종 난무하는 허위 사례와 언론의 왜곡된 보도, 마녀 사냥식의 활동 등을 통해 미투가 전달하려는 초기의 메시지가 흐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여전히 현실에서 성적 학대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강력한 권력으로 인해 자신의 투쟁을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침묵하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